“화분에 '행복'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는데, 이름을 불러줄 때마다 기운이 나요”

서울의 한 동 주민센터에서 독거 어르신들에게 반려식물을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작구(구청장 이창우)는 사당1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내 저소득 홀몸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최근 독거 어르신의 우울증 및 고독사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에게 심리적․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위한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년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어르신 10명 중 3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10명중 1명은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당1동 주민센터에서는 지난 4월부터 지역의 저소득 독거어르신 가운데 매월 20명을 선정해 가구당 2개씩 반려식물을 나눠주고 있다.

화분에는 간단한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동 주민센터 복지 담당의 전화번호를 새겨 넣어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화분을 가구당 2개씩 전달해 다른 이웃들과 화분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전달되는 반려식물은 산호수, 트리안, 아이비, 싱고니움, 푸미라, 무늬산 호수 등 비교적 관리가 쉬운 공기정화 식물이다.

반려식물 배달은 통장과 복지협의체 위원으로 구성된 ‘희망배달부’가 맡고 있다. 반려식물 전달 과정에서 안부 확인과 복지 상담도 병행한다.

사당1동 주민센터 사회복지 담당 조재영 씨는 “상담을 하기 위해 어르신들을 찾다보면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려식물을 키우는 동안 누군가 곁에 있다는 생각으로 힘을 내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려식물을 건네받은 임◦◦씨(70세, 사당1동)는 “요즘은 아침마다 물도 주고, 함께 이야기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며, “화분에 '행복'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는데, 이름을 불러줄 때마다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반려식물 구매비용은 ‘2015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 성금과 동 복지협의체에서 발굴한 민간후원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사당1동 주민센터는 5월에는 고시원에서 장기 거주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반려식물을 전달하고, 12월까지 모두 180명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유재문 사당1동장은 “반려식물이 어르신들과 사회를 연결하는 희망의 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당1동에서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은 모두 2천 950명으로 이 가운데 독거어르신은 584명(2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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