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시 자영업협업화 협업기업 인터뷰

좋은 재료와 정직으로 입소문난 명품떡집

인스턴트 좋아하던 아이들이 찾아줄 때 행복해

▲ 금실떡집 금영미 대표

 

대표님과 '금실떡집'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금실떡집 금영미입니다. 떡을 만드는 건 신랑이고 저는 판매를 담당하고 있어요. 이 자리는 20년이 넘게 떡집을 해온 자리였는데 신랑이 기술을 강남에서 배워와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식을 할거면 제대로 된 곳에서 기술을 배우자는 생각으로 신랑이 강남에서 7년 동안 떡 만드는 기술을 배워서 인수했어요.

 

떡집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신랑이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해서 직장인으로 생활을 했어요. 자기 일을 하던 사람이다보니 직장 다니는 것을 많이 힘들어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제가 아이들 간식을 해먹이려고 먼저 학원에서 떡 만드는 것을 배우다가 떡집이 할만하겠다 싶어서 신랑에게 제안을 했어요. 1년을 끄떡도 안하더니 어느 날 시골에 있는 떡집을 우연찮게 방문했다가 사장님의 조언을 듣고 생각이 갑자기 바뀌더라구요. 시골에 우연찮게 떡집에 갔는데 너무 허름해보이더래요. 이런 곳이 장사가 될까 하는 생각에 사장님께 떡집에 관해 여쭈어보니 예상외로 떡집이 할만하다는 얘기를 해주신거죠.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노력하는 만큼 나온다, 한 번 도전해봐라'라는 조언을 듣고 신랑도 동기가 생겨 떡을 공부하게 되었죠. 그분도 시골에서 떡집하면서 자녀들 다 대학 보내고 성실하게 살고 계신 분이셨어요.

 

7년 동안 기술을 배우셨다고 했는데 정말 긴 시간이네요?

사실 신랑이 기술을 배우는 동안 몇 번 가방을 쌌는데 제가 반협박을 해서 계속 기술을 배우게 했죠. 본인도 점점 떡기술을 배우면서 할만하고 재미가 있다고 느껴서 7년 동안 성실히 기술을 쌓았어요. 큰떡집의 기술자들은 창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희가 보니 어설프게 배워서 시작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조급한 마음에 기술을 채 배우기도 전에 떡집을 오픈하면 충분한 기술이 없으니 금방 망하더라구요. 저희는 어차피 할거면 제대로 배워서 하자고 약속을 했어요. 처음에 다녔던 떡집은 깐깐하게 재료를 고르거나 떡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서 3달만에 그만두고 강남에서 제일 잘한다라고 하는 맛집으로 가서 7년을 배웠죠. 그렇게 많은 시간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떡집을 열었을 때는 시행착오가 생기더라구요.

 

▲ 조일곤 공동대표가 정성스레 떡을 빚고 있다.

시행착오라고 하셨는데 어떤 어려운 점이 있었나요?

이 자리에서 떡집을 하다보니 지역마다 입맛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강남은 간을 약하게 드시는 분들이 대다수인데 이쪽 지역은 설탕이나 소금 간을 진하게 해서 드시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맛이 밋밋하다, 맛없다는 평도 있었어요. 그래서 간을 좀 더 가미해서 이곳 소비자분들의 입맛을 맞출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결론은 요즘 트렌드가 건강이기도 하고 간을 세게 하다 보면 우리들만의 고유 떡맛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그대로 밀고 나갔죠.

 

그러면 홍보는 어떻게 하셨나요?

우직하게 오는 손님마다 한 분 한 분 붙잡고 간이 진하게 드시지 마라, 건강하게 드셔야 한다고 일일이 다 설명했어요. "어머니~ 저희는 건강을 생각해서 조미료를 줄였어요. 한 번 드셔보세요." 라고요. 달고 짠 음식은 한입에는 맛있지만 오래 먹으면 질리잖아요. 그런데 저희 떡은 담백하고 질감이나 식감도 차이가 나니까 어느 시점부터는 먹어보니 괜찮다고 알아서 손님들이 찾아주셨어요. 먹다 보니 더 먹게 되더라고 하시면서요. 그때부터는 제가 따로 붙잡고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아는 분께 소개도 해주시고 단골이 점점 늘더라구요.

 

▲ 금실떡집 전경

금실떡집만의 떡맛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양념의 맛도 있지만 재료를 좋은 걸 쓰는 것이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재료비 절감을 위해서 재고쌀을 섞어 쓰거나 묵은쌀을 써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희도 강남에서 떡을 팔다가 이곳에 오니 저렴한 떡을 선호하셔서 재료비를 낮춰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묵은쌀, 수입쌀, 좋은쌀, 섞은쌀 등등 종류별로 떡을 다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봤죠. 그런데 똑같은 기술자가 해도 재료가 좋지 않으니 고유의 맛이 안나오더라구요. 아무리 좋은 기술자가 해도 좋은쌀의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걸 깨닫고 좋은 재료를 고집하게 되었죠. 재료에 투자를 많이 하다보니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장사이기는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명절에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엄청 많이 오시는거예요. 벼락부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 손님이 많았어요. 2013년 7월에 오픈하고 여름송편팔면서 홍보를 했더니 그 잠깐 사이에 소문이 나서 추석 때 많이 와주셨던 거죠. 그런데 명절 끝나고 재료비 계산하니 남는 건 적더라구요. 재료비가 정말 많이 나간다는 걸 알았어요.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시나요?

최대한 국내산 재료를 사용합니다. 팥이나 콩은 워낙 국내산 재료가 비싸서 부득이 수입을 쓰더라도 직접 곡물시장에 가서 물건을 보고 제일 좋은 걸로 사와요. 튼실하고 싱싱한 것으로요. 거래처들에서 가져다주는 재료를 그대로 사용해도 되는데 신랑은 굳이 양재까지 가서 돈을 더 주고 제일 좋은 걸로 사오죠. 종종 제가 타협안을 제안해보지만 남편은 들은척도 안해요. 남는 게 적어 고민도 많이 했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노력이 결국 손님을 끌어들이는 원동력이더라구요. 저렴한데 맛있고 건강하고, 다른 집이랑 다르고, 워낙 재료를 안 아끼니까 입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와주세요. 1년 안에 창업하고 망하는 집이 반이라던데 저희는 떼돈은 못벌어도 지금까지 정직함을 원동력으로 여기까지 온거죠.

 

금실떡집의 대표적인 떡들을 소개해 주세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송편이 맛있어요. 맛있게 하는 집은 기피를 넣거나 완두콩 같은걸 넣어서 하는데 저희는 녹두를 넣어서 만들어요. 비싼 재료라 다른데서는 많이 안쓰는 재료죠. 한입 물었을 때 맛있는 밤을 먹는 듯한 맛이 나는데 이 맛을 아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지방에서도 주문이 많이 들어오구요. 고양시나 광명, 부천 같은데서는 일부러 1시간 여를 걸려 직접 오셔서 사가시구요. 수고스러움을 마다 않고 와주시는게 감사하기도 해요. 기피인절미도 많이 찾으시는 떡 중 하나에요. 기피 대신 울타리콩을 쓰고 기피인절미라고 파는 곳도 있는데 인터넷 같은 경우 진짜 기피를 쓰는 곳은 드물어요. 겉으로 보면 하얀 고물이 똑같아 보이는데 맛이 아주 미세하게 차이가 있어요. 진짜 기피팥으로 만들면 맛에 깊이가 있고 식감이 다르거든요. 저희는 기피팥도 제일 좋은 것으로 사서 만들다보니 한 번 드셔보신 분들은 많이 다시 찾아주세요. 단호박떡은 단호박을 채를 쳐서 넣기 때문에 엄청 많이 들어가요. 식감이 떡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워서 행사 있을 때 젊은층들도 많이 찾는 떡이에요. 두텁떡이나 모찌 같은 경우도 공장에서 떼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다 만들어서 판매를 해요. 시장이다보니 찾는 손님들이 많지는 않아서 답례떡, 이바지떡, 특별한날 주문이나 행사가 있을 때 시즌에 맞춰서 그때만 내는 경우가 많아요. 모찌는 입시철 겨울에 많이 만들고요. 행사떡, 이바지떡, 생일케잌, 답례떡, 고사떡 등등도 다 맞춤떡으로 주문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시루떡 같은 경우는 포삭포삭한 맛을 내야 해서 팥을 한 번 삶은 다음 볶아서 쓰고 있어요. 이 과정이 거의 다섯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정성이 엄청 들어가죠. 힘든 과정이라 생략하는 집들도 많은데 확실히 볶아서 만들면 맛이 달라요. 쉽게 가는 법을 찾으려 해도 맛의 답은 결국 정성이더라구요.

 

떡집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학생들이 보통은 용돈으로 마트에서 과자나 음료, 아이스크림 같은 걸 사먹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떡맛을 알고 그런 것들 대신 떡을 사먹으러 올때 기분이 좋아요. 내가 아이들의 입맛을 건강하게 바꿔줬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보람이 있어요. 얼마 전에는 고3 아이들이 배고파하며 지나가는 것을 보고 불러서 떡을 주다가 거의 40명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와 떡을 먹었어요. 팔아야될 떡을 다 뜯어서 아이들 먹게 해줬는데 너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행복하더라구요. 고3 학생들이라고 하면 떡을 살 때도 특혜를 줘요. 세일을 해주거나 덤을 주는 거죠. 한 아이는 1년을 그렇게 열심히 사먹더니 항공대에 가서 제복을 입고 와서 '덕분에 저 대학갔습니다' 하는데 정말 뿌듯하고 고맙더라구요. 작은떡 한 점이지만 두고두고 그 음식에 대한 추억을 아이들이 가질 것이고, 언젠가는 자기 아이들한테도 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찾아줄거잖아요. 이렇게 떡집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입맛을 건강하게 바꿔주는게 가장 보람 있어요.

 

▲ 떡을 진열하고 있는 금영미 대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

저희 집은 아기팬들이 많아요. 네 다섯살 짜리 아이들인데요. 한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줌마한테 떡사러 가자고 졸라서 한 달 내내 홍설기떡을 한 팩씩 사간 집도 있어요. 10시가 되서도 아이가 떡이 먹고 싶다고 울고불고 하면 부모님들이 잠옷바람으로 데리고 저희집에 와요. 떡을 판다기보다는 아이들이 떡을 먹을 생각에 행복해하고 입맛을 다시는 천진한 모습이 좋아요. 어떨 때는 그런 모습들이 예뻐서 떡하나 팔고 떡 하나 더 줄때도 있죠.

 

▲ 협업사업으로 지원받은 기계

협업화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 떡집을 하려고 가게를 인수했을 때 장비가 10년 넘게 쓴 낡은 기계였어요. 전체가 다 너무 낡아서 떡집 오픈하고 한달도 안되서 기계가 서버리고 고장나고 하더라구요. 떡을 만들고 저장하기 위한 냉동고나 기계의 비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투자를 쉽게 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 서울신용보증재단에 자문을 받아서 협업화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떡집 세군데가 모여서 협업화를 해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지원받았어요.

 

협업화를 통해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떡집끼리 기술을 서로 교류하거나 같이 새로운 떡도 개발하고 있어요. 시설도 공유를 하고 냉동고 등의 기계도 같이 사용하구요. 혼자서만 뭔가를 하면 한계가 있는데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떡집끼리 서로 의논하고 상의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나 방법이 나와서 좋아요. 협업사업으로 온라인 홍보지원도 받아서 작년에는 주문도 많이 받았어요.

 

떡집 시작하실 때보다 상황이 많아 나아지셨나요?

상황은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재단의 도움도 많이 받았구요. 처음 떡집 운영할 때는 운영방식 등이 다 시행착오였죠. 처음에 이익만 따지고 재료 질을 낮추거나 양을 얄팍하게 했다면 이렇게까지 못왔을거예요. 건강하고 맛있는 떡을 만들겠다는 고집 하나로 정직하게 가려고 애쓴게 오히려 광고가 되어준 것 같아요. 지금은 굳이 저희가 스스로 내꺼 좋다고 말 안해도 고객분들이 알아서 찾아와주세요. 고단함에 비해 이익이 크지는 않아도 이런 정직함으로 지금까지 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금실좋은 금실떡집 부부, 금영미 조일곤 대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조금 고급화전략으로 가고 싶어요. 새로운 거에 도전도 해보고 싶은데, 신랑은 너무 많이 변형하고 틀에서 벗어나는 걸 원하지 않아요. 전통을 지키고 싶어 하죠. 그래서 옛날 맛과 전통에 기둥을 두고 저는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우고 싶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에 대한 이론 공부나 정보를 찾아서 공부를 해보려고 생각중이에요. 나중에는 제 이름을 걸고 체인점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음식은 무조건 '정직'이라고 생각해요. 건강하고 직결되는 것이니까요. 내몸으로 다 받아들이는 거라서 정직함 하나만큼은 끝까지 지켜가려고 합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오셔서 '맛있는 음식 해서 주는 것도 덕이다.'라고 말씀해주신 게 생각나요. 믿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도 일종의 베품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고생한다고 생각이 들 때마다 '좋은일 하는거야'라고 그분이 말씀해주신걸 생각하며 힘을 내고 제 철학처럼 삼고 있어요. 신랑은 좋은 재료로 맛있는 떡을 만들자는 기술자적인 철학으로 항상 맛있는 떡을 만들거구요. 저는 제 아이도 거리낌 없이 먹일 수 있는 정직함이 담긴 떡을 만들어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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