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급발진, 더 이상 ‘갑론을박’ 없어야

 KBS는 최근 시사기획 '창'에서 '급발진은 있다'는 주제로 자동차 전문가들과 함께 급발진 현상의 원인 등을 집중 분석했다. 여기서 급발진 사고로 대량 리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일본 도요타자동차 회사의 예도 소개되었다. '창'에서 내린 결론은 자동차 제조업체 주장과 달리 "급발진 현상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토요타 사가 미국에서 급발진 사고를 은폐했다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토요타 사가 미국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로 접수된 6만 건 가운데 124건만 미국정부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토요타 사는 최근 미국 정부에 1조3천억 원의 벌금을 물기로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도 토요타 사에 대해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전면 조사의 첫 단계로 토요타 사에 급발진 은폐 의혹을 해명하라는 공식 요구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토요타 측이 지난 2010년 국내에서 만여 대에 대해 리콜(바닥 매트 교체)을 하면서 급발진 원인이 바닥 매트였다고 보고하는 등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토요타 사의 해명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단순 리콜 처리됐던 차량에 대해 전면 재조사를 하는 등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YF소나타 LPG 차량에서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중대결함을 현대기아자동차 사가 이를 숨겨왔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진위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최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아반떼HD 차주라는 네티즌이 급발진 동영상을 올려 이틀 새 수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네티즌은 "차량 급가속 당시 풋 브레이크, 사이드 브레이크, 엔진 브레이크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차량이 급발진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과 관련해 현대자동차 측은 "관련 동영상이 게재된 것을 확인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며 "문제 차량은 전조등을 튜닝하면서 전기 계통을 개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조등을 원상복구하고 나서 문제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가는 국내 모 회사 예를 들며 "현지에서 급발진이 의심되는 사례가 상당수 나타났다"며 심지어 "몇몇 사례들은 문제 원인이 자동차에 내장된 전자적 시스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정도로 잘 기록돼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앞서 급발진 사고로 곤욕을 치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전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자동차급발진 원인이 무엇인지 과학적인 조사활동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선 급한 것은 급발진 없는 차량을 만들도록 하는 일과 급발진 사고 피해자 구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정부역할을 촉구하며, 자동차시장에서 더 이상 급발진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