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연의 역동적 지휘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의 생기와 활력 견인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의 최근 실연 연주를 들은 것은 지난 2014년 9월 25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카렐 마크 시숑 지휘로 브람스 교향곡 제2번과 손열음 협연으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들었을 때다.

종이 한장 차이라는 독일 오케스트라들의 연주실력 가운데 브람스 교향곡 제2번과 앵콜곡 비제의 아를의 여인 모음곡 제2번중 파란돌및 스페인 작곡가 아브레우의 티코 티코를 통해 독일 오케스트라의 Hidden treasure(숨은 보석)를 발견한 기쁨을 준 듯한 공연으로 기억에 남는다.

2년후 지난 9월24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 초청공연은 뛰어난 기획력과 통솔력으로 경기필의 역량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인 성시연이 지휘봉을 맡아 평소 눈에 익은 음악애호가들의 얼굴도 많이 눈에 띄면서 심상치않게 많은 관심이 쏠렸음을 보여줬다.

▲ 성시연과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가 23일 오후 2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는 장면. 24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연주회에선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간의 긴장감 넘치는 스파크가 작렬, 근래들어 오아시스 같은 연주로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부응하듯 성시연과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은 베토벤 발레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Op.43 서곡에서부터 상호 긴장감 넘치는 스파크를 일으켰다. 9월달 들어 감상했던 슬로박신포니에타 때나 베를린심포니 연주때의 서곡이던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Op. 43 서곡 연주때보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간의 긴장감 넘치는 스파크가 작렬, 그 합의 시너지로 공연초반부터 흥분감이 넘쳤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D장조 Op.35는 바이올린협주곡 가운데 가장 파퓰러한 곡의 하나로 해석에 있어 뭔가 독특한 것을 표현해내지 못하면 관객에게 인상적 연주라는 평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슬로우 모션으로 제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모데라토 아사이를 시작하는 느낌을 주던 에스더 유는 튀는 끼와 젊은 역동적 바이올린 여제의 지난 4월 교향악축제 수원시향과 임지영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협주곡 보다는 내적 집중력으로 밀고 나가는 인상을 줬다.

관객의 입장에선 호불호(好不好)가 갈릴 수 있는 바이올린 연주 스타일이어서 어쩐 면에서는 성시연의 역동적 지휘가 연주회를 역동적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에스더 유는 오히려 앵콜곡 차이콥스키의 Swan Lake중 ‘Russian Dance'에서 다소 경직된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보다 춤도 추며 자신의 숨겨진 비경(秘境)의 실력을 보였다.

이날 메인 공연곡이던 브람스의 교향곡1번 역시 성시연의 역동적 지휘가 도이치방송교향악단 연주가 생동하듯 살아 꿈틀대게 하는데 일등공신이었음은 부인키 어려웠다. 굽이치듯 부드러운 매우 섬세한 성시연의 인상적 연주는 근래 들어 오아시스 같은 매우 만족스러운 연주여서 공연이 끝난 후에 관객의 박수갈채를 쏟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성시연이 국내로 역류하기보다 계속 베를린에 머물면서 독일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맡았더라면 그녀의 성가가 국제적으로 더욱 높아졌으리라는 대목을 확인키에 부족함이 없던 연주회였다고 평할 만 하다.

성시연과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이 앵콜로 선택한 헝가리무곡 4번도 그 흔한 헝가리무곡 1번과 5번을 피하고 악단의 생기와 성시연의 활기로 신선함으로 가득찬 센스있는 앵콜곡 선정이었다고 생각된다. 인터내셔널이라는 울림보다 로컬의 느낌을 주는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이 다음 서울 연주에선 자신들의 녹음작업에서 최고의 음반으로 평가되는 브루크너에서 맹위를 떨친 금관 섹션의 탁월한 개인기가 돋보일 브루크너 교향곡 시리즈로 로컬의 인상을 뛰어넘어 인터내셔널 위상의 독일의 대표적 방송교향악단다운 연주를 꾸며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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