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 서울시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원순 시장이 지난달 10일 총 21조7973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내년도 서울시 예산은 오세훈 전 시장의 토건중심의 예산을 전면 재검토하고 복지예산을 대폭 증액으로 어느때보다 서울시 의회의 역할이중요하다고 생각된다.이에 서울시티에서는 지난 10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박준희 위원장을 만나 내년도 예산안 심사방향에 대해 들어봤다.▶먼저 지난 10월에 구성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지방자치법 제56조에 근거하여 각 지방의회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서울특별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에 따라 서울특별시와 교육청의 예산안, 결산, 기금운영계획안 및 기금결산을 심사하기 위하여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위원회의 명칭에 ‘특별’이라는 단어가 붙어 생소함이 있으실테지만, 통상 특별위원회가 특정안건을 일시적으로 심사하기 위하여 구성하는데 비하여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특별’이라는 단어를 ‘일시적’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서울시와 교육청의 살림살이를 심사하는 ‘특수한’으로 해석하시면 이해가 쉬울것으로 생각됩니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예산안과 결산안이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예비심사를 거쳐 우리 위원회로 회부되면 상임위 심사결과를 참고하여 모든 것을 원점에서 종합적으로 다시 심사하는 기능을 맡고 있기에 상임위원회보다 위원수가 월등히 많습니다. 현재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은 민주당 23명, 한나라당 8명 교육의원 2명 등 총 33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총 21조7973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오세훈 전 시장과 박원순 현 시장의 정책이 판이하게 달라 예결특위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예결특위의 예산심사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내년도 예산심사 방향은 첫째, 서울시의 재정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세입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2011년도와 비교하여 단 1원이라도 증액편성된 사업에 대해서는 증액편성의 필요성을 보다 면밀히 살필 것입니다.둘째, 지방재정법 등 예산편성에 필요한 법규를 준수하였는지 확인할 것입니다. 사업규모에 맞는 적정한 예산이 배정되도록 심사할 것입니다. 특히, 투자심사결과 ‘적정’이외의 ‘조건부, 재검토’ 등으로 결과 보고된 사업에 대해서는 편성예산 전액을 삭감하고, 사전절차를 준수한 사업에 예산이 우선적으로 편성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입니다.셋째, 재정위기가 미래에 전가되지 않도록 주력하겠습니다. 일회성, 행사성, 전시성 예산이 전액삭감될 수 있도록 심사함으로써 예산이 효율적으로 편성·집행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넷째, 대의기관인 시의회에 대하여 집행부의 관행적, 시대착오적 행태를 개선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의회의 예산심사권능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집행부의 대의회 행태를 개선할 것입니다.다섯째, 보편적 복지, 민생복지를 지향하는 예산이 편성되도록 심사할 것입니다. 서울시는 수년간 불용액이 매년 1조원이상 발생되고 있습니다. 이는 집행할 예산을 편성해 놓고도 합리적으로 지출하지 못한 것이 1차적인 원인이며처음부터 집행부 위주의 예산편성으로 불필요한 예산을 과다편성하고 이를 의회에 요구한 집행부의 비효율성과 과욕이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위원장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현재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야 할 예결산 정책은 무엇인지요.10.26 시장보궐선거에서 쟁점화되었던 부채 문제라 생각합니다. 복식부기냐 단식부기냐 하는 해석상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서울시가 과거보다 급격히 부채가 증가해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할때면 반드시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형성의 출발이라 생각합니다.현재 서울시가 직면한 재정위기는 비단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서울시가 재정자립도가 높다고 하지만, 높은 재정자립도로 인하여 보통교부세도 교부받지 못하고, 국고보조도 매년 지연교부되는 등 중앙정부의 지원과 이를 위한 소통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부족한 예산은 중앙정부로 받고, 또 자치구를 지원해야 할 예산이라면 지원하는 적극적인 소통과 빠른 의사결정도 현재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예결위원장으로 제가 염려하는 것은 지금 서울시에 누적된 부채가 미래로 전가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출구조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세입원을 보다 철저히 관리하는 재정운영의 ABC부터 바로잡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정도(正道)라 생각합니다.▶앞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획은 어떤지요.현재 특별위원회인 예결특위를 상임위원회로 전환시키고자 합니다. 서울시와 교육청에 대하여 총괄적으로 재정운영을 감시하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특별위원회로 한정되어 있어 집행부의 재정책임을 제고시키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조례를 개정하여 예결특위를 상임위원회인 예산결산위원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결산 심사일정이 현재보다 연장될 수 있도록 조정하고자 합니다. 서울시의회는 매년 제2차정례회에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심사를 실시하고 있어 한정된 의사일정을 고려할 때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제2차 정례회에서는 예산안만 집중적으로 심사하여 의회의 예산심사권을 의회스스로 강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서울시민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지방의회의 의정활동은 예산에 의하여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의 경우, 지난 1991년 개원된 이후 예산에 대한 감시자라는 의회 본연의 기능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지방자치는 이제 20세 청년에 불과합니다. 청년에겐 젊음이라는 패기를 찾아볼 수 있지만 시행착오라는 낙담도 언제나 함께 합니다. 그러나 스무살 서울시의회는 천만 서울시민께서 늘 바라보고, 기대하고 계시기에 더 이상 시행착오로 혼돈에 빠질 여유가 없습니다. 저를 비롯한 예결위원 모두가 ‘재정의 파수꾼’으로 단 1원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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