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기업은 없었다. 회사 규모가 크던 작던 상품을 팔고나면 고객과의 소통창구는 필히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회사는 고객센터 또는 소비자상담실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를 응대하는 조직을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콜센터라는 전화 상담창구와 인터넷상담 창구를 병행하여 운영하는 회사도 늘어났다.

그런데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기업의 고객응대 자세에 불만이 적지 않다. 첫 번째 이유는 상담직원들이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상담태도가 기업입장만을 전달하는 모습이 강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회사 대표자나 중진과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인터넷이나 SNS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는 피해자가 공동대응을 위한 인터넷카페도 만들고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이때부터 피해자모임과 기업은 갈등의 전차를 함께 타고 끝이 없는 지평선을 달리곤 한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도 지치고 기업도 시달리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는 이러한 부질없는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기업도 이러한 소모적이고 위험천만한 갈등의 전차를 타지 않는 전략을 수립할 때가 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오너가 소비자중심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말로는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중심경영보다 한발 앞서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경영,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소비자만족경영 등의 구호를 외쳐 왔다.

그러나 이러한 구호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소비자 가슴을 때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깊은 고민에서 얻은 소비자중심경영 기본철학과 디테일한 경영전략도 없었고, 진정성도 없었기 때문이다. 구호를 외치면서 고객응대 부서를 홀대하거나 고객응대 업무 담당자들을 전문가로 대접하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오히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로 착각 또는 치부하고, 저 임금구조를 갖고 있는 외부 하청업체에 위탁하여 처리하는 기업 오너도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기업 오너들은 소비자중심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중심경영이 기업에 손해가 아니고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소비자중심경영이 앞에서 지적했듯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소비자중심경영이 추상적인 구호로 그쳐서는 안 되고 디테일한 경영전략이 수립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적인 전술이 실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오너를 보좌할 소비자중심경영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즉, 소비자중심경영을 위한 전략적 인적자원관리(SHRD)가 시급한 상황인 것이다. 마침 국회에서는 금년 9월 27일 소비자기본법을 개정하여 소비자중심경영 권장을 위한 기업인증 제도를 도입하였다. 사실은 국가가 나서기 전에 기업이 먼저 소비자중심경영을 연구하고 실행했어야 했다. 그나마 이미 많은 기업에서 소비자중심경영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빠른 시일 내에 소비자중심경영 전문가가 많이 배출되어 기업과 소비자 모두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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