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협회 2,300명 민사소송 4개월째 한 발짝도 진전 못해
4개월 동안 A4용지 1장짜리 답변서 전부, 국내 소비자‘우롱’

BMW가 리콜 차량 소유자들의 집단소송에 대해 시간 끌기로 일관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피해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2월 24일 BMW화재 민관합동조사단이 BMW가 결함을 은폐하고 늑장리콜 했다는 결론을 발표한 가운데 집단소송에 대한 BMW측 대응이 소비자기대에 미치지 못해 한국소비자협회(대표 신현두) 소송지원단은 이에 대한 기술적, 법률적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협회 BMW 집단소송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해온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1차로 1,227명의 소비자들이 첫 소장을 낸 뒤 이어서 10월 1일 853명, 12월 20일 295명의 피해 차주들과 함께 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1차 소장의 경우 BMW측은 2개월 가까이 지난 10월 25일 김앤장 소속 변호사 6명으로 구성된 소송위임장과 함께 A4용지 1장짜리 답변서를 제출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A4용지 1장짜리 답변서에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라는 판결을 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제출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전부라고 했다. 이후 2개월이 지났지만 BMW측의 추가조치는 없으며,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1월 16일 법원행정처에 사법공조촉탁 송부 요청을 하여 BMW 독일 본사에 소장을 송달 중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해온 구본승 변호사는 “BMW측은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에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등 시간 끌기를 멈춰야 한다”며 “만일 독일 본사에서 소장 수령을 회피하는 등 소송개시를 회피하는 경우에는 국내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구본승 변호사는 “BMW화재 민관합동조사반에서 BMW가 고의적으로 결함을 은폐하고 늑장리콜 했다는 결론을 발표한 만큼 BMW는 피해회복을 요구하는 소비자들 소송에 적극 나서 국내 소비자를 더 이상 봉으로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협회는 30여명의 자동차 관련 교수, 명장, 기술사, 기능장, 정비사로 구성된 기술자문단과 보험사 구상권 청구 소송 전문변호사로 구성된 법률자문단과 함께 BMW측의 보상책임회피 및 소송지연에 대비해 독일본사를 상대로 한 국제 민사소송도 준비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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