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배터리, 반도체, 항공 산업 등 한국 여러 기업에서 인재를 마구잡이로 빼간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격적인 연봉과 복지로 한국의 인재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특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법적 분쟁을 틈타 배터리 분야 인재들이 대거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사고 있다.

 

3일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중국, 인재의 블랙홀'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산업고도화 전략 '중국제조 2025'를 시행하면서 부족한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국 정부는 해외박사급 연구자와 글로벌 기업 임원급 인사에게 복수 비자, 별도의 퇴직금과 의료 보험을 지원해주는 혜택을 주었으며, 중국 기업도 자체적으로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주며 인재를 유치했다.

 

보고서는 크게 배터리, 반도체, 항공 산업에서 인재 유출 사례를 제시했다.

 

세계 배터리 업계 1위 업체인 CATL사는 지난 7월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는데 한국 인재들을 대상으로 기존 연봉의 3~4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중국 대표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도 연봉 외 성과급, 연말 보너스, 1인용 숙소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국 배터리 인재 채용을 실시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그룹 헝다는 올해 초 신에너지차 기업을 설립하면서 전기차 전 분야에 걸쳐 8000여명 규모의 글로벌 인재채용을 실시했는데, 특히 한국, 일본, 독일, 스웨덴 등 9개국 경력자를 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고서는 "중국기업들은 해외진출과 고속성장으로 인해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며 "핵심 기술 침해 및 인재 유출 논란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혼란을 틈타 경쟁력이 높은 한국 전문 인재들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재를 노리는 일이 다반사다. 지난 4월 중국 반도체 업체인 푸젠진화(JHICC) 채용 공고를 내면서 '10년 이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자 우대'를 명시했다.

 

보고서는 "중국 기업들이 동종업종 재취업 금지를 피하기 위해 투자 회사나 자회사에 취업시키는 형식으로 한국 반도체 인재들을 영입한다"며 "반도체 기술 인재의 유출은 통계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 산업에서는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한국 항공사에서 460명의 조종사가 외국 항공사로 이직했는데 이 중 367명(80%)이 중국 항공사로 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배터리와 반도체 산업의 경우 고급 인력의 유출은 기술 유출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한국의 주요 산업인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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