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29개월만에 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실물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백화점 매출액도 5개월 연속 축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진 모습이다.

 

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5월호(그린북)’에는 이 같은 경제 위축의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위기를 직접적으로 인정하는 "실물경제의 하방위험 확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내수 위축에 따른 고용 지표 부진과 수출 감소폭의 증가 등 주요 경제 지표의 악화를 반영한 진단이다.

 

기재부는 이날 그린북에서 코로나19 발(發) 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표현을 수차례 사용했다.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 흐름이 지속되고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된다"면서 "당면한 경제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 갖고 있다" 등의 분석이었다.

 

이 같은 실물경제 위기는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의 2개월 연속 감소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줄었다. 신용카드 승인액은 국내에서 상품 및 각종 서비스 구매를 위해 신용카드로 결제신청을 해서 각 카드사 승인을 받은 거래건수의 합계다. 지난 3월 신용카드 국내승인액은 작년 3월 대비 4.3% 감소해 2017년 10월 이후 29개월만에 감소했는데, 이 감소세가 4월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관련 업종의 이어지는 매출 감소도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경제 타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백화점 매출액은 4월에 14.7% 줄어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할인점 매출액은 0.9% 감소해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백화점 매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1년 관련 자료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이 동시에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2년 6월 이후 95개월만에 처음이다.

 

온라인 매출액은 지난달 19.9% 증가하면서 2월(36.5%)과 3월(23.6%)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대신 지난달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20.8% 늘었다.

 

관광산업이 얼어붙으면서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의 감소폭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전년 대비 감소폭을 보면 올해 2월 -84.7%, 3월 -98.6%, 4월 -99.1%씩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14.7%)는 늘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11.9%),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4%)가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8.0%씩 줄었다. 앞서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내수 부양책 중 하나로 3월부터 6월까지 승용차 구매 시 개소세를 5%에서 1.5%로 100만원 한도 내에서 70% 인하하기로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코로나19가 경제에 전방위적 타격을 입하는 것에 엄중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4월에 고용은 취업자 감소폭이 늘었고, 물가는 상승세가 둔화됐다"면서 "당면한 경제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갖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사태 조기극복 및 고용충격 대응방안 마련에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또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 흐름이 지속되고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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