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이 거의 동시에 에탄운반선(VLEC) 4척을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두 회사의 계약액은 5000억원이 넘어 향후 조선업 업황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세계 최대 크기인 9만8000㎥급 VLEC 2척을 2620억원에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2년 6월 30일까지다.

VLEC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고안된 신개념 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4년에도 세계 최초로 VLEC 6척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VLEC 18척 중 11척을 수주하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셰일가스의 주성분은 메탄과 에탄, 프로판 등이다. 메탄 90%, 에탄 5%, 프로판 2% 정도의 비율로 생산된다.

에탄을 열분해하면 에틸렌을 제조할 수 있는데 나프타에서 제조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원재료비가 저렴하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에탄 분해설비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VLEC의 추가 발주가 기대된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7척, 약 7억 달러(약 8313억원)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VLEC는 향후 미국과 노르웨이 등 에탄 수출국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추가 발주가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독보적인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조선해양도 같은 선사로부터 동급 에탄운반선 2척을 2608억원에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소재 선주사와 9만8000㎥급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동급 선박 1척에 대한 옵션이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번에 수주한 에탄운반선은 올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된 것으로, 길이 230m, 폭 36.6m, 높이 22.8m 규모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 2022년 상반기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3척의 동급 에탄운반선을 건조 중이며, 이번에 2척을 추가해 총 5척의 에탄운반선을 건조하게 됐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