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필 관악구청장

▲ 유종필 관악구청장

취임하신 지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기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셨죠.

예, 지금도 많이 바쁩니다만,가장 힘들었던 것은 취임 초기였습니다. 제가 취임하고 보니까, 민선 4기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주민생활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 민원들이 한꺼번에 폭발을 하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이제는 안정을 찾았지만 여전히 바쁩니다. 주민을 모시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지식복지’를 강조하시던데 어떤 개념입니까?

요즘 사회복지, 교육복지, 보편적복지 등등 복지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잖아요. ‘지식복지’는 빵과 현금을 주는 물질적복지를 뛰어 넘어 누구나 지식의 혜택을 받도록 하자는 의미입니다. 요즘 어려운 집 아이들도 밥 굶는 경우는 드물어요. 하지만 맘대로 책을 사 볼 수는 없습니다.
햇볕이 부자나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공평하게 모든 사람을 비추듯이 지식의 혜택을 누구나 공평하게 누리게 하자는 것이 ‘지식복지’입니다.

▲ 서울대와 관학협력사업 협약 체결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유종필 관악구청장
현재 관악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식복지사업을 소개해 주시죠.

지식복지사업 중 대표적인 것을 말씀드리면 새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서울대와 함께 하는 사업인데요. 현재 우리 구와 서울대가 협력하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총 79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관악영재교육원’, ‘시민대학’, ‘시민대학원‘ 등이 있고 서울대 교수들과 대학생들의 재능기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뿐만 아니라 중앙대, 숭실대, 서울여대, 한국외대 등과도 학습 및 진로지도, 문화예술, 스포츠 등 초․중․고 학생들의 관심과 취미에 따라 30개의 맞춤형 멘토링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반기까지 50개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다음은 우리 구가 전국 최초로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 ‘175교육지원센터’입니다.
2012년부터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걱정이 된 것이 어려운 가정 학생들입니다. 이들을 위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사람중심관악특별위원회’에서 ‘175교육지원센터’ 설치를 제안해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우리 구가 전국 최초입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을 활용해 문․체 교육과 상담 등을 실시하는데 우리 구 45,000여 초․중․고생 중 69%인 31,100명이 참여했습니다.

세 번째 지식복지사업이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사업입니다.
제가 2010년에 취임해서 보니까 도서관이 5개였습니다. 도서관서비스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었어요. 그래서 우선은 하드웨어부터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작은도서관을 늘려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재정이 뒤받침이 안돼요. 그래서 큰 돈 안들이고 도서관 수를 늘리기로 해서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현재는 도서관이 27개가 되었습니다. 내년까지 40개로 늘릴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집에서 10분만 걸어가면 도서관에 닿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 구 도서관들은 ‘착한 도서관’입니다. 적은 예산으로 도서관을 짓고 기증한 도서로 서가를 채우고 있으며, 새마을문고 회원 등 자원봉사자들이 도서관을 운영해주니 얼마나 착한 시설입니까?
우리 구는 작은도서관들이 장서가 부족한 한계를 ‘책나래서비스’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도서관에 원하는 책이 없을 경우 다른 도서관의 책을 받아보는 상호대차서비스인데,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도서관사업을 일찍부터 시작한 지방도시 몇 군데를 가 봐도 우리 구 같은 시스템을 못 갖췄어요. 내년까지는 38개 도서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도서관 시설 확충과 함께 책 읽는 분위기 확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르신 자서전 제작’, ‘독서동아리 육성’, ‘리빙라이브러리’, ‘책잔치’ 등 다양한 독서문화진흥사업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성과를 한 가지만 수치로 말씀드리면 2010년 말 7만3천명이던 도서관 회원이 현재는 11만 5천명으로 늘어 전체 구민의 22%가 도서관 회원입니다.

일자리정책이 사회적 현안인데 어떤 사업을 추진 추진했는지?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창출을 위해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에 걸친 정책을 펼쳐 3년간 총 2만 4천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전국 최초로 도서관에 설치한 일자리센터 ‘잡 오아시스(Job Oasis)’에는 13,959명이 방문상담을 했고, 그 중 331명이 일자리를 찾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청년드림 관악캠프’를 설치하고 ‘대기업 임직원과 함께하는 멘토링’을 통해 진로, 취업과 관련된 상담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양질의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발굴 및 육성에도 힘써 예비사회적기업을 포함해 사회적기업 29개, 마을기업 3개를 육성했다. 지난 겨울에는 사회적기업과 손잡고 서울시 과학전시관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강감찬 스케이트장’을 개장하여 운영에 필요한 관리인력 108명의 일자리 창출하고 5만여 명의 구민들이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우리 구는 관내에 위치한 서울대의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서울대 공과대학과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포괄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서울대학교와 함께 노력해 온 연면적 66,358㎡규모의 ‘삼성전자서울대연구소’가 2015년 완공되면,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고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사랑의 자장면을 만드는유종필 관악구청장
관악구는 어려운 분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양한 복지사업을 시행하겠지만, 특별히 장애인을 위한 것이 있다면?

제가 취임해서 장애인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전문 복지관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검토를 했더니 사업비만 약 130억 원이 들어요. 우리 구 재정형편으로 한 번에 투자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금설치조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해마다 건립기금을 적립해 왔는데 현재 79억 원을 적립했습니다. 내년이면 첫 삽을 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5월 관악산에 ‘무장애 등산로’를 설치했습니다. 무장애 등산로는 휠체어를 타고 산에 오를 수 있는 등산로인데 관악산 호수공원에서 열녀암까지 약 1.3km로, 주요지점에 장애인편의시설과 조류 및 숲속동물 관찰대를 설치하고 정상에는 한강을 비롯한 서울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하였습니다. 특히, 유모차와 휠체어가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등산로 폭을 2m로 유지하고 미끄럽지 않은 목재 데크로드를 설치하였으며, 추락위험 구간에는 안전난간과 손잡이도 설치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 표시를 비롯해 휠체어의 회전반경을 고려한 쉼터를 설치하였습니다.
장애인 취업지원을 위해 금년 1월에는 우리 구청 1층에 시각장애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커피 판매점 ‘카페모아’를 설치했습니다.

지역개발을 위해서는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제가 가끔 지인들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제일 어려운 게 부지확보 문제입니다. 정말 개발 가능한 토지가 없어요.
현재 우리 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토지 이용도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어요. 그동안 우리 구는 서울시 도시계획에서 많이 소외되었던 게 사실입니다. 상업지역 비율만 봐도 1.2%밖에 안됩니다. 서울시 평균이 4.3%인걸 감안하면 너무 낮은 비율이에요. 기업체나 상업시설을 많이 유치하려면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을 대폭 늘려나가야 합니다.
그동안 서울시에 봉천사거리 일대를 지구중심에서 지역중심으로 바꾸는 등 공간구조 개편과 용도지역을 상향을 줄기차게 건의해서 어느 정도 성사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는데 서울시에서 ‘2030서울시도시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는 바람에 재차 건의를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아마 빠르면 이달 중에 서울시 발표가 있을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남부순환로를 중심으로 도시계획을 전면 재정비하려는 우리 구 의지가 반영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봉천역세권(1․2권역) 용적률 상향 문제는 지난 2월 서울시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해서 조만간 쾌적한 주거단지로 변모시킬 준비를 마쳤습니다.

 
교통문제는 관악구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이에 대한 대책은?

우리 구는 동서 간 축이 되는 남부순환로 외에는 이렇다 할 간선도로가 없습니다. 특히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망은 매우 취약합니다.
대안으로 유력한 것이 경전철입니다.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신림선’과 ‘난곡선’, 그리고 새절역에서 장승배기가지 계획되어 있는 ‘서부선’을 서울대까지 연장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광역철도인 ‘신안산선’의 디지털단지역 출입구를 추가 설치해서 우리 구 주민들도 이용하기 쉽게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주민들의 열망도 큰 사업이라 제가 기회 있을 때마다 서울시에 건의를 했으며, 시의원이나 구의원들도 함께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남부순환로 교통난 완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2016년 5월 완공예정이며, ‘신림~봉천간 터널도로’ 건설공사도 현재 난곡사거리 주변 보상과 낙성대 긴급구간 공사중으로 2017년까지 완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관악산에 '무장애등산로'를 설치해 장애인들도 관악산을 등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 1년의 임기가 남았는데 구민들에게 한말씀 해주시면...

지금도 취임식 때 느꼈던 막연한 두려움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과연 정약용선생께서 말씀하신 목민관의 자세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지금도 매일 아침마다 그 기억을 되새기며 스스로를 다지고 있습니다.
남은 1년 초심을 간직한 채 흔들리지 않는 구정을 운영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추진한 모든 사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 해 나갈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대과없이 구정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구민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구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