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는 70억 인구가 살고 있다. 이 많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산업은 무엇일까, 바로 농업이다. 농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면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지구는 과연 얼마만큼의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

 농사를 짓기 이전에 인류는 채취와 수렵을 통해 식량을 얻어왔다. 자연 속에서 식량을 얻어냈다. 그래서 자연은 사람을 부양하는 터전이었다. 사람이 적을 때에는 사람은 자연 속에서 얻어지는 식량만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가면서 자연은 더 이상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없는 한계에 부딪쳤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식량자원은 일정한 데 비해 식량에 대한 수요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더 많은 식량을 얻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 냈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는 방법이었다. 그것이 바로 농업의 시작이고 축산의 시작이다. 그리고 지금은 농사짓지 않고는 도저히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면 사람들이 농사를 짓지 않고 수렵과 채취, 즉 자연 상태로 살아간다면 지구는 과연 얼마만큼의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인류학자들은 여러 가지 추정을 통해 그 해답을 얻으려 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지금도 농사를 짓지 않고 수렵과 채취만으로 살아가는 원시 민족을 통해 그 해답을 얻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피그미(pigmy) 족이다. 이들의 수는 약 12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케냐를 중심으로 중앙아프리카에 분포하여 살고 있다. 피그미족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종족이며, 성인남자의 평균 신장은 150㎝ 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은 지금도 농사를 짓지 않고 수렵과 나무열매만으로 살아간다.

 인류학자들은 수십년전 피그미족들의 생활범위가 약 2.6㎢에 한사람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2.6㎢면적에서 채취하는 나무열매와 수렵으로 이들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인간이 농사를 짓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 사람당 2.6㎢의 면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 면적 가운데 수렵이나 나무열매 채취가능 면적을 2.6㎢으로 나누어 주면 농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일본의 농학자 마쓰오 다카미네(松尾孝嶺)는 현재 지구상에서 수렵과 채취가 가능한 면적을 대략 7천8백만㎢(78억ha)로 추산하고, 이 면적을 자연 상태에서 한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면적 2.6㎢로 나누면 농사짓지 않고 지구가 먹여 살릴 수 있는 인구수가 계산되는 데, 그것이 약 3천만 명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농사를 짓지 않은 상태에서 지구가 먹여 살릴 수 있는 인구의 한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는 농업의 발달을 통해 많은 식량을 생산함으로써 엄청난 사람을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었다. 60억이 넘는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농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울러 현재 지구상의 육지면적은 약 148억㏊이고, 경지면적은 육지면적의 10분의 1인 약 14.2억㏊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의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 새롭게 증가할 수 있는 경작가능면적은 12~16억㏊정도로 전망하고 있는 데, 이러한 전망은 현재 경지면적의 두 배까지는 경작면적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앞으로도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가정 한다면,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인구의 한계는 지금 지구인구의 두배인 약 100~120억 정도가 된다. 따라서 세계인구가 100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2050년 이후부터 식량부족으로 인구 증가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이 경지면적을 늘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만큼 많은 비용과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여하튼 획기적인 기술개발이 없는 한 지구가 지구 인구를 먹여 살리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는 농업이 지구 인구를 부양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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