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호 칼럼니스트
박시호 칼럼니스트

어느 스님 한 분이 토굴을 지어서 도를 닦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수행자와 지인들이 자주 찾아와 도를 닦는 데 지장이 있어 스님은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서 혼자 조용히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제일 높은 산골짜기에 칩거해 좌선하니 너무나 좋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 어떤 여자가 나물을 캐러 왔다가 산골짜기에서 혼자 좌선하고 있는 스님을 보고 "이 깊은 산중에 왜 혼자 와서 사십니까?"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스님은 이렇게 답을 하였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공부 좀 실컷 하려고 왔습니다."
그러자 여자가 되물었습니다. "여기서는 물소리도 나고, 새소리도 나는데 그 소리는 시끄럽지 않습니까?"
그 물음에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 여자가 가고 나서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물소리, 새소리는 안 시끄러운가?' 
'이 세상 어딘들 시끄럽지 않은 곳이 있겠는가?'
스님은 산골짜기에 숨어 시끄러움을 벗어나고 싶었는데 시끄러움은 있는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디에 있건 나 스스로가 마음먹기에 따라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때로는 듣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은 다시 하산하여 누가 뭐라 하건 자기 일에 정진하여 큰 스님이 되셨다고 합니다.
이처럼 삶은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에 필자가 아는 어느 분은 건강 검진을 하였는데 의사 선생님이 어느 부위에 문제가 보여 정밀 검사를 하자고 하였는데 그 순간부터 본인 스스로가 암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이 혼미해지고 입맛도 없어지고 마음이 울적해지기 시작하였답니다.
주변 사람들은 걱정하지 마라. 아무 문제 없을 거라는 이야기도 그 사람에게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날부터 그는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고, 눈물만 나오고, 입맛도 없어 몸무게가 며칠 사이 3kg이 빠져 진짜 환자처럼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며칠 후 병원에서 정밀 검사 결과를 받아 보았는데 다행히 암은 아니고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마치 죽었다 살아난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건강 검진에서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불과 며칠 사이에 그는 스스로 지옥과 천당을 오락가락하였던 것이었습니다.
의사 소견을 듣고 안심하는 순간부터 갑자기 배가 고파 무언가 실컷 먹고 싶었고, 모든 사람이 고마워졌고, 갑자기 행복해지기 시작하였답니다.
의사 소견을 듣기 전과 듣기 후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이런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아주 많이 볼 수 있는 일들입니다.
세상은 변화가 없는데 본인 스스로가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서 스스로 어렵고 힘들게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여 스스로를 학대하고 저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삶은 나 스스로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사회적으로 많은 마찰이 생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쉽게 이해하고 지나칠 수 있는 일들이 지금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참지 못하여 다툼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어렵고 힘든 일들이 나만의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일이고 생명과 연관될 수 있는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공동의 이익을 위해 개인적으로는 참고 양보해야만 이 어려운 난국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나 조건이 있더라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행복해질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어렵고 힘든 환경이나 조건이더라도 즐기면서 만족을 찾는다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바로 행복을 만들 수 있는 화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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