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의료기기 유통질서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유인즉슨 불공정한 유통구조로 인한 의료기기 시장의 불신과 갈등이 의료소비자 권익까지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소비자는 품질 좋은 처치재료를 적시에 공급받아야 한다. 특히 의료보험 급여 품목의 경우 건강보험에서 지급되는 가격만큼 대가성 있는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왜곡된 의료기기 유통질서로 인하여 소비자권익 침해가 계속되자 소비자가 나섰다. 가장 큰 이유는 대형병원과 의료기기 공급업체 사이에 의문의 납품업체가 끼어 있는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납품업체들은 대부분 대형병원과 특수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즉, 병원설립 재단이 직영하는 업체이거나 대형병원 개설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납품업체를 간접납품업체라고 하고, 줄여서 간납사라고 부른다. 의료기기 유통과정에 간납사의 역할과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존재해야 하고 이를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간납사의 경우 아직 의료기기 유통구조의 한 단계로서 꼭 필요한 존재이고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다.

즉, 간납사의 존재 가치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간납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의료기기 시장에서 유용성이 있어야 한다. 간납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모든 병원과 의료인은 물론 의료기기 공급업체와 국민도 그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이러한 전제가 충족되는 것이 선결 과제이며, 이를 기반으로 할 때 간납사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기기 유통구조에서 간납사의 존재 가치가 분명하고 그 서비스의 유익성이 증가할수록 간납사의 매출은 비례하여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간납사의 현주소는 의료기관 개설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지위를 이용하여 의료기기 시장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이 없이 이윤만 취하는 구조라는 것이 유통전문가의 시각이다.

특히 의료기기 공급업체들은 자신들이 부담하는 수수료에 부합되는 서비스가 있기는커녕 오히려 부당한 거래 관행만 계속 늘어나,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의료기기산업협회는 회원사들의 이러한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연구하여 국회와 정부에 건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즉, 2016년에는 협회의 유통구조개선을 위한 TFT가 주관이 되어 각계 전문가를 초청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정부와 국회에 의료기기법 개정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별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의료소비자들은 자신의 권익반영을 위해 스스로 제도 개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국회에서도 의료기기 유통질서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20대 국회에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20대 국회 종료로 폐기되어 아쉬웠으나 21대 국회에 다시 같은 내용을 담은 안건이 상정되어 심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의료소비자가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식적인 의료기기 시장을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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