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5개 공공·민간 공연장의 대관 계약서상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하였다.

이번에 시정한 공연장은 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 씨어터,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등이었다.

공연·예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 위약금, 과도한 책임 전가 규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공연예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을 취소했을 때도 100%(대관료)를 다 내게 된다는 등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20.9.21. 등 다수 매체 언론보도)

특히,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됨에 따라 공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인 바, 불공정 약관 조항으로 사업자 및 대관자 간 분쟁도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공연·예술업계 대관 분야의 불공정 계약 내용을 시정하기 위해 부처간 협업을 추진하였다.

공정위는 주요 공공·민간 공연장의 계약서를 수집하여 심사하였고, 해당 사업자들은 약관심사 과정에서 불공정 약관 조항을 모두 스스로 시정하기로 하였다.

문체부는 공연·예술업계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공연장 대관 표준계약서」 마련·보급을 준비중에 있다.

[시정 내용]

1. 계약해지 시 사업자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조항[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 (시정 전) 대관자가 대관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 하고자 할 때 사업자들의 승인을 요건으로 규정하였다.

□ (불공정성) 이들 약관조항은 사업자에게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에 해당하므로 불공정하다.

□ (시정 후) 대관자가 대관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 하면, 사업자의 승인없이 계약 해제·해지의 효과가 바로 발생할 수 있도록 시정하였다.

2. 불가항력 조항 [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 (시정 전)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사유 발생 시 사업자는 대관료를 전액 반환하는데, 이때 천재지변의 범위를 공연시설 내로 한정하였다.

□ (불공정성) 천재지변의 범위를 공연시설 내로 한정하면 외부에서 발생한 천재지변 등으로 공연이 취소되었을 때 대관료를 반환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대관자가 계약을 해제 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수 있는 바,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에 해당하여 불공정하다.

□ (시정 후) “전당 구내, 블루스퀘어 내”라는 문구를 삭제하여 천재지변의 범위를 공연시설 내로 한정하지 않도록 수정하였다.

3. 계약 해제·해지 조항 [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가. 사업자의 일방적인 계약 해제·해지 조항 [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 (시정 전) 계약위반 내지 대관료 납부 지체 등의 사유에 해당하면 사업자는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 (불공정성) 민법 제544조에 따르면 어느 일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지체할 경우, 상대방에게 이행을 요구·독촉하는 “최고 절차”를 거친 뒤, 그럼에도 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해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약관조항은 최고 절차 없이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업자에게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해제·해지권을 부여하는 조항에 해당하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조항에 해당하므로 불공정하다.

□ (시정 후) 대관자의 채무불이행 내지 이행지체가 발생하는 경우, 최고 절차를 거쳐 채무불이행 상태를 해소할 기회를 주고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도록 수정하였다.

나. 계약해지 사유를 추상적으로 규정한 조항[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 (시정 전) 계약해지 사유로, “공연장 질서 문란”, “특별한 사정”, “명예훼손” 등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사유로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 (불공정성) 계약의 해제·해지는 계약 당사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그 사유는 구체적으로 열거되어야 하고 그 내용도 타당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들 약관조항은 대관자 입장에서 예측가능성이 없고 거래의 안정성을 해할 수 있는 것으로, 사업자에게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는 해제·해지권을 부여하는 조항에 해당하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 조항에 해당하므로 불공정하다.

□ (시정 후) 추상적인 계약해지 사유를 삭제하거나, 구체적 사유로 수정하였다.

 

4. 대관료 반환 및 위약금 조항[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가. 계약 해지시 대관료 반환 및 위약금 조항[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샤롯데씨어터]

□ (시정 전) 계약해지 시 위약금(또는 위약금 성격의 미반환금)을 이용료의 40~100%까지 부과하는 등 과도하게 규정하였다.

□ (불공정성) 이들 위약금 조항은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에 해당하므로 불공정하다.

ㅇ 계약해지 시점, 대체 계약 체결 여부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자의 통상적인 손해를 초과하는 위약금은 부당이득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공연 개시일로부터 계약해지 시점이 멀어질수록 대체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반대의 경우 줄어듦), 본격적인 공연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사업자들이 별도의 영업비용이나 선지급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 (시정 후) 대관자의 계약해지 시점, 사업자의 대체계약 체결 여부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액 또는 위약금을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수정하였다.

ㅇ (9개월 이전 계약해지) 뮤지컬 및 오페라와 같은 대형 기획공연의 경우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음악회, 무용 및 행사 등의 경우에도 최소 6~9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대관자가 사용개시일로부터 9개월 이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대체 공연자를 확보할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약금 수준을 최소화하도록 하였다.

ㅇ (9개월 이후 계약 해지) 공연 시기에 가까워질수록 대체 공연자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설령 대체 공연자를 확보하더라도 공연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사업자의 통상적인 손해 범위에서 일정 수준의 위약금을 부과하도록 하였다. 이 경우에도 사업자가 대체 공연자를 확보하게 될 경우 손해의 일부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므로, 손해배상액 또는 위약금 산정시 대체계약 체결 여부를 고려하여 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나. 사업자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도 위약금을 부담하지 않는 조항[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 (시정 전) 사업자의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했을 때는 납부한 금액 100%만 반환하고, 계약 해지로 인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지급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

□ (불공정성) 고객이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사업자에게 지급하도록 하면서 사업자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규정하지 않아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므로 불공정하다.

□ (시정 후) 사업자의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했을 경우 사업자가 대관자에게 손해배상액 또는 위약금 등을 지급하도록 수정하였다.

 

5. 부당한 손해배상 책임 조항 및 입증책임의 부당 전가 등[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 시정 전(주요 유형)

① 귀책사유와 관계없이 어떤 경우든 공연과 관련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대관자가 감수 또는 책임지도록 하고, 사업자에 대해서는 사실상의 면책을 규정하였다.

② 대관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대관료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배상하도록 규정하였다.

③ 위와 같은 사업자의 면책 규정, 손해배상 제한 규정 등에 대해 대관자는 일체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제한하거나, 대관자가 사업자의 고의·중과실을 입증하는 경우에만 책임을 지도록 제한하였다.

□ 불공정성

ㅇ ①의 경우는 대관 사업자는 시설물에 대한 지배·관리책임의 범위 내에서 고의·중과실 등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책임을 부담해야 함에도 이를 대관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ㅇ ②의 경우는 일방의 귀책사유로 상대방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실제 발생하는 손해를 배상하여야 함에도, 그 범위를 대관료로 한정하고 있다.

ㅇ ③의 경우는 손해배상청구 내지 손해와 관련한 위험 및 그 입증책임을 대관자에게 넘기고, 일체 이의제기를 금지함으로써 사실상의 면책을 규정하고 있다.

ㅇ 이들 모두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상당한 이유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에 해당하므로 불공정하다.

□ (시정 후) 해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각자의 책임 범위 내에서 손해배상을 하도록 수정하였다.

6. 부당한 재판관할 조항[예술의전당, 엘지아트센터, 인터파크씨어터,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 (시정 전) 계약 관련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송 관할법원을 사업자 소재지 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규정하였다.

□ (불공정성) 대관자는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업자가 소재하는 지역을 관할하는 법원(모두 서울 소재 법원임) 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대응해야 한다.

ㅇ 이는 민사소송법보다 대관자에게 불리하며, 특히 지방 등 원거리에 소재하는 대관자에게는 제소 및 응소에 큰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불공정하다.

□ (시정 후) 상호 합의하에 관할법원을 결정하거나, 민사소송법상 관할법원 규정에 따르도록 수정하였다.

7. 기타 자진 수정

□ 불공정약관 조항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사업자들은 공연기획사(대관자)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여 다음의 사항들을 금번 자진시정에 포함하여 수정하였다.

ㅇ (계약금 및 잔금) 30% 수준의 계약금을 10~15%로 인하하고, 잔금 납부시점도 통상 공연시작일로부터 6개월 전까지 납부하던 것에서 입장권 판매시점(공연 3개월 전)까지 납부하는 것으로 늦추었다.

ㅇ (감염병 관련 조항) 최근 감염병 확산에 따른 행정명령 발동으로 공연 계약 취소 등의 분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상호면책 및 대관료 반환 등 감염병 관련 조항을 신설하였다.

[의의 및 향후 계획]

□ 이번 불공정 약관 시정을 통해 공연장 대관 사업자와 공연기획사(대관자) 간 분쟁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공연기획사들의 권익이 두텁게 보호될 것으로 기대된다.

ㅇ 특히, 이번 약관심사 대상 사업자들은 국내에서 가장 대표성 있는 공연장들로서 이들 모두 자진시정을 하였고 불공정약관 외 추가적인 약관 수정도 진행하였는 바, 다른 공연장들에게도 좋은 선례로서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공정위는 이번 시정사례를 문체부에도 전달하여, 문체부가 현재 마련중인 「공연장 대관 표준계약서」에도 동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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