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가격 폭등해 고물가 견인 배추·무 가격 작년보다 132%, 130% 인상
정부,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 기울여

전통 상차림을 전통시장에서 장만할 경우는 27만 2171원, 대형유통업체에서 준비한다면 36만 3920원가량 들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컨슈머포스트DB)
전통 상차림을 전통시장에서 장만할 경우는 27만 2171원, 대형유통업체에서 준비한다면 36만 3920원가량 들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컨슈머포스트DB)

[컨슈머포스트=장성은 기자] 올해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는 서민들의 한숨이 깊다. 추석을 1주일 남짓 앞두고 차례상에 오르는 성수품을 사려고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가격을 보고 주춤한다. 명절 상차림을 준비하는 데 채소와 과일, 식용유 등은 빼놓을 수 없는데 필수품으로 최근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폭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 환율 상승 등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추석 보름 전 올해 차례상 차림 비용이 작년보다 2만 241원(6.8%) 오른 평균 31만 8045원이라고 발표했다. 전통 상차림을 전통시장에서 장만할 경우는 27만 2171원, 대형유통업체에서 준비한다면 36만 3920원가량 들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7%, 6.6% 오른 값이다. 

차례상 차림 비용을 견인하는 품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채소류다.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농작물 작황 부진으로 채소 가격이 날로 치솟고 있다. 9월 1일 기준으로 배추 10kg 도매가격은 2만 5700원으로 작년 대비 132% 폭등했고, 무도 2만 7740원으로 130% 폭으로 크게 올랐다. 대파 1kg은 2만 838원, 애호박 20개는 4만 4160원으로 각각 56%, 43% 상승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치면서 전을 부칠 때 쓰는 식용유 가격도 인상됐다. 명태 등 수산물 수입도 줄어 적은 공급량으로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나물류도 한몫 더했다. 시금치와 미나리는 가격 상승률 50%에 육박한다. 시금치 4kg는 6만 2720원으로 51%, 미나리 7.5kg는 8만 1900원으로 50%가량 뛰어올랐다. 

차례상에서 필수품인 과일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사과(홍로) 10kg이 작년 대비 14% 인상해 5만 3520원이다. 일조량이 적었던 긴 장마로 품질이 떨어져 공급량이 줄고, 작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햇과일이 나오기 전이라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았다.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의 부담이 점점 커지자, 정부는 추석 기간 중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을 작년 가격 수준으로 되돌릴 계획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성수품을 공급해 시장 가격 상승을 막고, 650억 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20~30% 할인쿠폰을 발행하기로 했다. 소비자가 가격을 체감할 수 있게 관련 업계와 협조해 가격할인도 유도할 작정이다. 과채류와 수입산 고기 등을 지자체 할인으로 소비자 가격이 10~40%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노윤희 수급관리처장도 물가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노 처장은 “국민 모두가 평안한 한가위를 맞을 수 있도록 정부와 협심해 추석 성수기 마지막까지 안정적인 수금 관리와 물가안정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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