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히며 가장 많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사진=네이버카페 공드림)
공무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히며 가장 많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사진=네이버카페 공드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국가 공무원으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고, 시민이라면 시 공무원으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이는 손님이 식당이나 은행, 상점, 식품 매장 등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고객의 자격으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물론 현재의 공무원은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공무원과는 달리 웃음과 친절함을 장착하여(?) 꽤 품격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때는 지나치게 친절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공무원들의 서비스 품질은 아주 높아졌다. 과거 갑질의 대명사로 불렸던 공무원들이 이제는 완전한 을의 자세로 국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세상이 천지개벽했다. 

공무원의 서비스는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독거노인들의 끼니를 챙겨주고, 소년소녀 가장들을 주기적으로 돌보는 세심한 복지서비스를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대통령도 민의를 듣기위해 '국민의소리', '신문고' 등의 제도를 운영하여 있고, 권위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국회의원 조차도 민의를 듣기위해 동서분주하면서 애를 쓴다. 이에 공무원 시험을 통해 공무원이 된 이들은 물론이고 선출직 공무원, 일용직 공무원, 별정직 공무원 등 말단 공무원들까지 민원을 듣고 처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주민센터에 가지 않아도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됐고, 공무원들이 찾아가는 서비스까지 개발해 내어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공무원'이라는 상품을 소비하는 국민들은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어찌 100% 모든 공무원들이 그러하랴.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공공기관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에 제기했던 민원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상황을 알려주려고 전화를 걸어 온 것이다. 

민원 해결 내용이 석연치않았던 A씨는 마침 회사 업무 중이어서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상황파악을 하고 싶어 담당자의 이름을 묻자 그 공무원은 "이번 처리를 맡은 담당자입니다"라고만 답했고 한다. 민원인이라면 담당 공무원이 나의 이름과 연락처, 거주지까지 모두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름을 물었는데 이름 조차 알려주지 않은 것은 의아할 수 있다. 그래서 A씨는 또 한 번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다시 묻자 "전자민원 처리 담당자입니다"라는 답변을 다시한번 들었다. A씨는 결국 회사 업무때문에 논쟁을 포기하여 이름을 알지 못하고 급하게 통화를 종료했다.  

공무원들은 민원인이 자신의 이름을 물어보면 부담감을 느낀다고 한다. 좋은 일이라면 모르까 혹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민원이라면 민원인이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고 감정섞인 투서를 해서 난처해질까봐 걱정이기 때문이다.

권리에는 항상 의무가 따른다. 납세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고액의 탈세를 하면서 자신의 권리만을 외치는 '빌런' 민원인이 아니고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당신이라면 대한민국 공무원을 소비할 권리가 있음을 기억하라. 민원인은 비록 공무원을 소비하는 고객이지만 공무원을 대할 때 막무가내가 아니라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 굳이 공무원을 상대로 갑이 되려고 하는 저급한 행동은 하지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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