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군 교수

파리 ‘센느강변’은 경제성과 효율성이 남다른 곳이다. 그래서 휴가철이면 ‘바캉스’로 야단법석이다. 반짝쇼로 끝나는 우리 강변과는 달리 해마다 센느강변은 휴가 인파로 북새통이다. 이곳에는 ‘파리 플라주’라는 게 있다.

플라주(plage)는 해변이라는 뜻이다. 파리 플라주는 독특한 프랑스 문화에서 비롯됐다. 1936년부터 유급휴가를 도입하고 국가가 저소득층 가정에 휴가비를 지원할 만큼 프랑스에선 휴가를 중요시한다.

이에 파리시는 ‘모든 시민에게 여름휴가는 공평하다’라는 ‘상생’정신에 따라 바닷가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파리시민을 위해 파리 플라주를 기획 운영해오고 있다.

파리 플라주는 센느강 우안의 강변도로를 막아 모래·파라솔·긴 비치 의자·샤워기 등 해변의 시설물을 갖추고, 문화 및 스포츠 등 여가 관련 행사들을 한 달 동안 제공한다.

1천500t의 모래를 가져다 인공백사장을 꾸미고, 50여 그루의 야자수를 심어 해변 분위기를 낸다. 한쪽에는 깊이 1.1m의 야외수영장도 갖춰져 있다. 또 10여 개의 식당 및 아이스크림 가게 등은 물론 배드민턴·탁구대 등의 스포츠시설·베이비풋·어린이놀이터·헬스기구 등의 레저시설 등을 마련해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밖에도 센느강 다리 등에서 콘서트와 문화 이벤트를 다양하게 마련해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종일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한다. 특히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름휴가’라는 원칙에 따라 장애인과 노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했다.

파리 플라주가 주목받을 만한 점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과 함께 정책을 솔선수범해 실천하면서 이곳을 찾은 수많은 시민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파리시는 핵심키워드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내세운다. 이를테면 플라주를 조성하는 데 재활용 모래를 사용하고, 수도에 자동조절기를 설치해 절약을 실천하도록 했다. 또 전기에너지 회사와 협력해 플라주 주변에 반사경을 140개 설치해 가로등 에너지 소비량을 30% 줄이고 있다.

전기교통수단협회의 후원을 받아 자전거·전기오토바이 등 친환경 교통수단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활성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외에도 공중보건 정보를 제공하는 스탠드를 곳곳에 마련해 균형 잡힌 식습관과 운동에 관한 정보는 물론, 알코올과 마약·에이즈 등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휴가철이 되면 너도 나도 해외로 떠나는 우리들의 풍경,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의 농어촌을 돌아보자, 어릴적 우리 농어촌은 재미와 추억 속 향기가 무궁무진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곳곳에 폐허가 된 빈집들이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일 게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빈집 지붕들은 허물어져 내리고, 제기차기를 즐겼던 마당엔 이름 없는 잡초들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폐가 주인의 자녀들이 한여름에 잠깐 내려와 쉬어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방치되고 있다.

문제는 외지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사 두었다가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농어촌 마을이 비슷한 실정일 것이다.

이제는 우리 농어촌도 센느강변의 플라주를 닮아야 한다. 이를테면 펄떡이는 생선을 파는 어시장의 생선상인들로부터 배운 단순한 교훈들을 독창적으로 실제상황에 응용함으로써 우리들의 일터에 놀라운 변화를 창조했듯이, ‘FISH! 철학’으로 날마다 새로워지기, 생생한 농어촌 만들기 연주가 필요한 때이다.

여름철이면 한산한 농어촌 강변. 하지만 여름의 센느강변은 절대 무료하지 않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해외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 시민들에게 무궁무진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강변은 우리 국민을 위해 태어났다. 그래서 농어촌 강변은 국민의 바캉스 자물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딱 하나, 못 여는 자물쇠가 있다. 센느강변의 경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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