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분에 걸친 열광적 기립박수의 커튼콜로 반지 4부작 사이클 기대 고조케해”

바그너 악극 음악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이렇게 간절하고 뜨거웠던가.
지난 9월 26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정명훈과 바그너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사이클 가운데 전야에 해당하는 라인의 황금(Rheingold) 콘서트버전을 첫막으로 올려 10여분에 걸친 열광적 기립박수의 커튼콜을 이끌어냈다. 향후 펼쳐질 국내 오케스트라 악단의 대작 니벨룽의 반지에 도전 원정대에 대한 클래식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증명했다.
사실 서울시향의 정명훈과 바그너는 연초부터 올해 시향 최고 관심 공연으로 꼽힌데다 지난달 8월 27일 있었던 런던 BBC프롬스의 성공적 데뷔 연주이후 일취월장한 연주력을 확인키위한 관객들의 관심 증폭으로 무대는 BBC프롬스 무대를 방불케하는 긴장과 기대가 넘쳤다. 국내 오케스트라 단체의 새 교향악사를 쓰는 것으로 평가될 만큼 이 땅의 역량으로 처음 내딛는 반지 연주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향후 이어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 연주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 서울시향의 정명훈과 바그너는 연초부터 올해 시향 최고 관심 공연으로 꼽힌데다 지난달 8월 27일 있었던 런던 BBC프롬스의 성공적 데뷔 연주이후 일취월장한 연주력을 확인키위한 관객들의 관심 증폭으로 무대는 BBC프롬스 무대를 방불케하는 긴장과 기대가 넘쳤다. (사진: 서울시향)
라인의 황금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가운데 첫 번째 오페라 작품으로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하며 바그너는 니벨룽의 반지를 통해 라인의 황금을 전야로 정하고 1부 발퀴레, 2부 지그프리트, 3부 신들의 황혼으로 구성했다. 라인의 황금은 라인강 밑에 숨겨져있는 마력을 가진 황금으로 만든 반지를 끼는 자는 사랑을 끊은 권력의 신이 되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으므로 땅 아래에 사는 니벨룽겐의 난장이와 땅위의 거인 하늘의 모든 신들이 황금의 반지를 둘러싸고 서로 투쟁한다는 내용.
이런 줄거리를 바탕으로 보탄역의 바리톤 크리스토퍼 몰트먼등 9명의 외국 전문 바그너 가수와 세 라인처녀들을 이룬 벨군데의 소프라노 박세영과 플로스힐데 역의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등 4명의 국내 성악가들이 출연, 바그너를 처음 듣는 사람도 바그너에 빠져들 수 있을 정도로 바그너 입문 공연으로선 훌륭했던 무대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글자막이 독일어 원문의 이해를 돕는등 콘서트 형식이 가진 장점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성악가들이 대본 읽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소 경직된 느낌을 주는 단점도 있었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중시된 탓에 콘서트 버전의 가볍고 쉽게 소화되는 바그너를 만난 장점도 있었으나 자발리쉬가 지휘하는 das Bayerishe Staatsorchestra및 Munchen Opera등의 공연, 틸레만이 지휘하는 바이로이트 2007년 유투브 공연, 레바인과 메트로폴리턴오페라에서 보듯 바그너 전문 성악가들의 시종 물흐르는 듯한 풍성한 성량등이 다소 돋보이지 못한 점은 아쉬운 요소였다.
이런 오페라극의 자연스런 무대장식과 의상등을 배경으로 풍성한 성량등이 바이로이트 현지의 분위기 만큼은 다소 미흡한 아쉬움속에서도 오페라 전문가들이 적시한 것처럼 인상적 성량을 보여준 도너역의 바리톤 김주택등 국내 성악가들이 여럿 출연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 현상으로 해석되며 앞으로 바그너를 제대로 불러낼 한국인 성악가 층을 두텁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과제다.
서울시향의 니벨룽의 반지는 논쟁적인 이 오페라의 내용이나 치밀하고 중량감있는 독일 음악, 특히 바그너 음악의 위대함을 입증하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노하우 축적의 계기로서 클래식 음악의 분야에서 가장 거대하고 복잡다기한 대작을 드디어 우리 악단이 연주한다는 데 큰 뜻이 있다는게 공연참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시향의 정명훈과 바그너는 마치 카라얀이 1951년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황금라인의 연주를 마무리짓는 감격의 연주를 연상시키듯 반지 대장정의 출발로는 무척 뜨거웠던 10여분간에 걸친 기립박수의 열광적 커튼콜 환호로 끝나 향후 이어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 연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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