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사진
대한민국 국회=사진

[컨슈머포스트=정진규 기자]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내 패거리 정치에 직격탄을 날렸다. 즉, “자신의 이익만 따라 불나방처럼 권력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하이에나 패거리 정치만 남았다”며 작금의 패거리 정치를 일갈했다. 비단 여당의 문제만이 아니다. 여야 모두 당내 대권주자나 당 대표에 사활을 건 계파다툼은 결국 금배지를 오래 달기위한 사욕의 공천싸움이 된지 오래 되었다.

이러다보니 이들의 눈에는 지역구 주민과 국민이 보이지 않는다. 총선에서 공천을 해줄 사람만이 눈에 보인다. 여당은 자칭 주류 중심 세력이 작금의 권력을 통한 공천권으로 줄을 세우려는 분위기가 있고, 야당도 공천권을 장악하기 위한 패거리 간 갈등이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오늘날 한국 정치는 패거리 정치에 발목이 잡혀 있다.

크게 보면 양당 정치도 마찬가지 실정이다. 헌법상 다수의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있지만 양당 패거리 정치로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 동서로 갈라 치고, 남북을 갈라 치고, 빈부를 갈라 치고, 학력을 갈라 치고, 신분을 갈라 치고, 남녀를 갈라 치고, 세대를 갈라 치고, 이제 할 짓이 없어 직역을 갈라 치고, 사상과 종교와 언론을 갈라치기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의 첫 번째 덕목은 파렴치한의 갈라치기 작태나 국민 간 이익 충돌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봉합해 나가는 능력과 실천에 있다. 그런데 지도자란 사람들이 오히려 이를 조장하고 있다면 어찌 정상적인 행태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여야 모두 자기 정당이나 당내 패거리 이익을 위해 국민을 갈라 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정치 품질을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그동안 패거리 이익을 위한 양당 정치의 폐해를 모르는 국민은 없다. 그 때문에 양당 가운데 한 곳을 지지하고 싶어도 본의 아니게 중도로 분류되고 있는 국민이 대다수인 실정이다. 그동안 국민은 여당이나 야당을 향해 패거리 정치에 대한 청산 목소리를 수 없이 냈다. 하지만 울림 없는 메아리가 되어 왔다.

이제 패거리 정치는 종막을 고해야 한다. 패거리 정치가 있는 한 공천 전에 국민은 보이지 않는다. 투표 기간 동안만 보는 척 할 뿐이다. 당선 후에는 공천권을 준 곳을 향해 줄을 선다. 국민을 향해 줄을 서지 않는다. 지금 한국 정치와 민생은 패거리 정치에 발목이 잡혀 있다. 여야 의원 상당수가 패거리의 비정상적인 횡포에서도 침묵하는 이유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현주소다. 여야 할 것 없이 거꾸로 가고 있다. 여야 패거리들이 당 장악에 사활을 거는 것도 총선 공천권 때문이다. 여야 기득권 세력들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는 것’에 두려운 나머지 새로운 세력이 나오면 애초부터 싹을 자르는 모습이 공통분모이다. 더 이상 공천을 고리로 한 악덕 패거리 정치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 공천을 얻기 위해 몸에 밴 내로남불과 철새정치도 청산해야 한다. 국민을 갈라 치고 사익을 추구하는 이들이 여야 정치를 주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이제 여야 모두 더 이상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패거리 정치를 종식하기 바란다. 이제 5천만 국민들의 표심이 움직일 때가 왔다. 내년 총선부터라도 패거리 없는 정당의 출현을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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