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와 '경쟁 심화'에 중국산 저가 배터리 장착..모델X 1780만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포스트=조창용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모델 S’와 ‘모델 X’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보름 만에 추가 인하했다고 계면신문 등 현지 매체가 2일 보도했다. 중국산 전기차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테슬라는 모델 Y의 배터리를 중국 CATL의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장착함으로써 가격을 대폭 인하할 수 있었다.

테슬라는 전날 자사의 준대형 세단인 모델 S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모델 S와 모델 X의 가격 인하 폭은 각각 5만6000 위안(약 1020만 원)과 9만8000 위안(약 1780만 원)이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16일 모델 S와 모델 X 판매 가격을 각각 75만4900 위안(약 1억3700만 원), 83만6900 위안(약 1억5200만 원)으로 내렸다. 이보다 이틀 전인 지난달 14일에는 ‘모델 Y 롱레인지’와 ‘모델 Y 퍼포먼스’를 1만4000 위안(약 255만 원)씩 인하했다.

중국 매체들은 "테슬라가 8월부터 잇단 가격 조정으로 모델 S와 모델 X의 판매 가격을 각각 11만 위안(약 2000만 원), 16만 위안(2900만 원)씩 내려 업계에 직접적인 파동을 일으켰다"며 중국 내 자동차 가격 할인 경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에도 모델 3과 모델 Y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6∼13.5% 내린 바 있다. 이후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과 글로벌 내연기관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가세하면서 치열한 가격 할인 경쟁이 벌어졌다.

기존 구매자들은 테슬라의 잇단 가격 인하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테슬라에 대한 기대와 믿음으로 주문한 뒤 1∼2년을 기다려 차를 구매했다"며 "큰 폭의 가격 인하로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으며 테슬라는 이에 대해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신형 모델3 하이랜드 [사진=일렉트렉]
테슬라 신형 모델3 하이랜드 [사진=일렉트렉]

테슬라는 전날 신형 모델 3의 중국 내 출시 소식도 전했다. 6년 만에 디자인과 주행거리 성능을 개선해 출시한 것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6㎞로 늘었고, 8인치 후면 터치스크린과 사운드 시스템 스피커가 추가됐다. 판매 가격은 25만9900 위안(약 4700만 원)으로, 구형 모델 3보다 12% 올랐다. 신형 모델 3 인도는 올해 연말 시작된다.

테슬라 가격전략의 핵심은 배터리다.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를 줄인다면 최종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모델 Y RWD'는 중국 배터리제조사인 CATL(닝더스다이)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그동안 대부분 전기차회사가 써온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무게는 늘어나지만 가격 면에선 확실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저렴한 가격은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중국산 '모델 Y RWD'는 국내 출시 1주일 만에 2만건 이상 계약이 몰리며 국내외 전기차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격경쟁의 신호탄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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