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와 올리브영은 패션·뷰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대형유통거래를 운영중이다. [사진=무신사, CJ올리브영]
무신사와 올리브영은 패션·뷰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대형유통거래를 운영중이다. [사진=무신사, CJ올리브영]

[컨슈머포스트=조창용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CJ올리브영(대표 이선정)·무신사(대표 한문일) 등 대규모 H&B(헬스&뷰티)·패션 업체들을 '불공정행위' 실태조사에서 배제한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CJ올리브영은 관련 시장에서 올해에만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독점적 지위를 가진 만큼 거래 실태가 확인돼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는 종합몰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일부 전문몰에 대해선 조사되지 않았다"면서 "내년 실태조사부터는 조사 대상에 포함할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28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공정위가 27일 발표한 '유통분야 거래관행 서면실태조사'는 납품업체 간 거래가 얼마나 공정했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대규모유통업체들의 거래 관행 개선율은 90.7%다. 거래 관행이 개선된 정도는 2017년(8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쿠팡, 카카오(선물), 마켓컬리, SSG.COM 등 온라인쇼핑몰의 거래 관행 개선이 지난해 84.9%에서 올해 80.6%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거래관행 개선율이 낮았던 것은 쇼핑몰 간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을 선점하고 판매 최저가를 지켜내기 위해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비용 전가나 불이익 제공 행위 등 위법 행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쟁사에는 납품업체들이 물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배타적 거래 요구가 여전하다는 점이 이런 문제를 방증한다. 실제 배타적 거래를 요구하는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1.8%로 전년(1.5%)에 비해 0.3%p 상승했다.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작년에 비해 3.2%p 상승한 4.6%로 평균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CJ올리브영·무신사 등 대규모 유통업자들은 이번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H&B·패션·생활용품 등에서 대형 유통거래를 운영 중인 만큼 법 적용 대상이지만 실태 파악에서 배제된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공정행위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업체들은 감시망에서 아예 빠져나온 것이다. 일각에선 해당 업체들과의 거래하는 납품업체가 다수인 만큼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올 3분기(1~9월)까지 매출이 2조79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42억원으로 전년 보다 44.3% 신장했다.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전체 매출(2조1091억원)과 영업이익(2714억원)을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경쟁사였던 GS리테일의 ‘랄라블라’와 롯데쇼핑의 ‘롭스’가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올리브영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며 더욱 성장했다.

무신사 연간 거래액은 2019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3조4000억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신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083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액은 53.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95% 급감했다. 다만 경쟁사들의 매출과 비교하면 격차가 큰 편이다. 지난해 기준 에이블리는 1800억원, 브랜디 1191억원, 카카오스타일 1019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대부분의 패션 플랫폼들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무신사만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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