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컨슈머포스트=조창용 기자]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행 중 경고 메시지와 함께 차량이 멈춰서는 결함이 확인된 기아 K8 하이브리드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 신고 사례를 모았는데, 현대차 기아의 인기 차종 대부분이 포함됐다. 하지만 현대차 기아는 이에 선제대응해 국토부가 조사하기 직전 이들 하이브리드 차량 23만대를 '무상수리' 리콜 조치했는데 이 중 최다 판매된 그랜저와 소렌토만 쏙 뺐다. 소비자 눈을 속인 꼼수다.

1일 MBC 단독보도에 따르면, 주행 중 경고 메시지와 함께 차량이 멈춰서는 사례를 조사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하이브리드 차종별 결함신고' 보고서엔 기아에서 생산한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주행 중에 갑자기 멈춰서는 증상이 나타났는데 그랜저나 쏘렌토 같은 현대차 기아의 인기 차종 대다수에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에 현대차 기아는 일곱 개 차종, 총 23만여 대의 차량에 대해서 무상 수리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정작 판매량이 가장 많은 두 개의 차종은 빠졌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판매량이 가장 많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에서 "고속 주행 중 경고 메시지가 점등되면서 속도가 줄었고 0 상태로 멈췄다"는 등의 신고 2건. 쏘나타 하이브리드 역시 "주행 중 경고와 함께 차량이 멈췄다"는 신고가 다섯 건 있었다.

모두 MBC의 첫 보도가 있었던 11월 16일 이전, 3년 동안 접수된 신고들이다.

기아의 경우 가장 판매량이 많은 쏘렌토와 이미 보도됐던 K8을 포함해 K5와 K7, 니로와 스포티지 등에서 같은 내용이 접수됐다.

이같은 문제를 확인한 국토부는 현대차·기아 측에 하이브리드 차량 전반에 대한 조치를 우선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전체 차종을 저희들이 이제 지시를, 이야기를 했거든요. 하이브리드 차종 다 똑같은 거 아니냐."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쏘나타와 아반떼, 투싼, 니로, 스포티지, K5와 K8 등 7개 차량 약 23만 7천 대를 무상수리하기로 했다.

국토부의 조사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가 있으면 리콜 조사 들어가니까 조사 전에 (무상수리) 빨리 해버리고 리콜까지 조사 착수하지 않게끔 만들려고 하는 것도 있죠." 라고 현대차 기아의 선제대응 전략을 비난했다.

그런데 정작 가장 판매량이 가장 많은 그랜저와 쏘렌토는 빠졌다.

현대차·기아 측은 "무상수리 대상은 BMS 즉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설정값 오류가 확인된 차종에 국한됐다"면서 "제외된 차종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소비자에 대한 '꼼수'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에서 빠진 그랜저와 쏘렌토 차종에 집중해 결함 여부를 면밀히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고공비행하고 있다. 특히 그랜저·쏘렌토·싼타페 등 주력 모델이 판매 호조를 이끌고 있다. 올들어 10개월만에 20만대가 팔리며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연간 판매량(18만1892대)을 이미 추월했다. 연말까지 25만대 이상 판매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