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가입에 비해 해지가 어려워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조사대상 페이지 모바일 앱 접근성 모니터링 결과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컨슈머포스트=김청월 기자]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은행 점포 수가 줄어들고,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서비스도 출시됨에 따라 모바일뱅킹 가입자가 늘고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이 국내 8개 은행 모바일뱅킹의 장애인‧고령자 앱 접근성과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시각장애인용 화면낭독기 사용 시 금리, 입출금 내역이 실제와 다르게 안내되고, 앱에서 제공되는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해지가 가입보다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 접근성 지침 미준수 주요 사례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모바일 앱 접근성 지침 미준수 주요 사례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 시각장애인에게 예금금리, 입출금 정보가 잘못 안내되는 경우도 있어

금융사는 관계 법령에 따라 모바일뱅킹 앱 운영 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2022년 모바일 앱 접근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앱의 경우, 총 18개 검사항목 중에서 ‘대체 텍스트’, ‘자막·수화’ 등 7개 항목의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에 준수율이 저조한 7개 항목에 대해 모바일뱅킹 앱을 모니터링한 결과, 6개 항목에서 이를 지키지 않은 사례를 확인했다.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용 화면낭독기 사용 시 입출금 내역, 이자율 등을 잘못 안내하거나, 동영상에 자막·수화가 제공되지 않아 청각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 콘텐츠(텍스트·이미지 등)와 배경의 명도 차이가 국가표준 기준(3:1)보다 적어서 노안, 저시력자는 내용을 알아보기 힘든 경우 등이 있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 전 숙려 사항 안내 사례 비교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 전 숙려 사항 안내 사례 비교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보다 해지가 어려워

하나의 앱을 통해서 모든 은행의 거래 내역 확인 및 이체가 가능한 오픈뱅킹 서비스와 개인의 금융정보를 통합하여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최근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서비스 가입 시에는 원하는 자산을 일괄 선택할 수 있지만, 해지 시에는 개별 선택만 가능해, 오픈뱅킹의 62.5%(8개 은행 중 5개), 마이데이터의 60.0%(5개 은행 중 3개)가 가입보다 해지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픈뱅킹의 경우 75.0%(8개 은행 중 6개)는 가입 시 소비자가 등록을 원하지 않는 금융사의 약관에도 동의해야만 가입이 가능한 구조여서 개선이 필요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니터링 결과표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니터링 결과표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그 밖에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인신용정보가 과도하게 수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 전에 숙려사항(주의사항)을 안내해야 하는데도, 5개 중 3개 은행(국민, 농협, 신한)은 이를 가입화면 하단에 배치해 소비자가 인식하기 어려웠다.

또한 숙려사항 중에는 마이데이터 종합포털을 통해 서비스 가입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안내가 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확인이 불가했다. 해당 포털을 관리하고 있는 신용정보원에서는 소비자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내년 상반기 내에 이를 개선할 예정이다.

소비자 종합만족도 조사 결과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소비자 종합만족도 조사 결과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 모바일뱅킹 종합만족도는 3.64점(5점 만점), 고령자는 보안 문제를 가장 우려해

5대 은행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1,500명 대상) 결과, 종합만족도는 3.64점(최고 3.68점, 최저 3.58점)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가장 높았지만 모든 은행의 만족도가 오차범위 이내였다.

세부 요인별 분석 결과에서는 앱의 시각적 디자인과 구성을 평가하는 ‘효율성’ 부문에서 농협은행(3.94점)이 타 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았고, ‘부가서비스/이벤트’ 부문에서는 우리은행(3.56점)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3대 부문 세부 요인별 만족도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3대 부문 세부 요인별 만족도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한편, 코로나19 확산 이후 은행 점포 폐쇄와 이용 시간 단축으로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고령자가 급증했다. 이에 65세 이상 소비자(310명)에게 모바일뱅킹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가 꼽은 불편 사항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전자금융 사기 등에 대한 불안(46.1%, 143명)’이 가장 많았고, 서비스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안대책을 강화해야 한다.’에 가장 높은 공감(4.51점, 5점 만점 기준)을 보였다.

모바일뱅킹 이용 시 불편 사항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모바일뱅킹 이용 시 불편 사항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은 조사대상 8개 은행에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고령자,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모바일뱅킹 앱 접근성을 강화할 것,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하고 고객 신용정보 보호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모바일뱅킹 서비스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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