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하쓰 '품질인증 조작'...덴소 연료펌프 결함 리콜 1500만건 넘어
美-日 등서 도요타 차량 리콜...에어백 미작동 112만대

도요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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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포스트=조창용 기자] 일본 도요타의 자회사가 품질 인증을 조작하거나 부정 취득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도요타 경·소형차 자회사 다이하쓰공업에서 차량 인증시험 데이터를 조작하는 등의 부정 행위가 적발돼 일본 내 모든 다이하쓰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은 물론이고 주력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도 제품 출하 중단에 들어갔다. 이에 도요타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지나친 목표 지향적 제작·판매 방식이 이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일본 오사카현 이케다 시에 있는 다이하쓰 본사 건물 옥상 위 로고. 연합뉴스
일본 오사카현 이케다 시에 있는 다이하쓰 본사 건물 옥상 위 로고. 연합뉴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소형차 부문 자회사인 다이하쓰공업(Daihatsu Motor)이 최근 제기된 자사의 '안전 테스트 부정 스캔들'과 관련해 국내 생산을 26일(현지시간) 부로 전면 중단했다.

AF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다이하쓰 대변인은 일본 내 4개 공장에 약 9000명의 직원을 둔 자사가 전날 3개 공장에 이어 이날 나머지 하나도 폐쇄했다며 최소한 내년 1월까지 가동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26일 일본 서부 오사카현 이케다에 있는 다이하쓰 자동차 공장이 보인다. 도요타 자동차의 자회사인 다이하쓰는 부정한 데이터로 정부 인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4개 공장의 생산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조업 중단에 다이하쓰는 협력사들에 대한 보상에 나섰다. 뉴시스
26일 일본 서부 오사카현 이케다에 있는 다이하쓰 자동차 공장이 보인다. 도요타 자동차의 자회사인 다이하쓰는 부정한 데이터로 정부 인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4개 공장의 생산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조업 중단에 다이하쓰는 협력사들에 대한 보상에 나섰다. 뉴시스

다이하쓰는 25일부터 혼슈 서부 교토부 공장과 시가현 공장, 규슈 오이타현 공장 등 3곳의 생산을 중단하고 26일부터 혼슈 오사카부 이케다시의 본사 공장까지 멈추기로 한 당초 계획을 이행한 것이다.

도요타는 지난 20일 다이하쓰가 신차 안전성 관련 충돌 테스트 등을 생략한 채 부정한 데이터를 사용해 정부 인증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나자 출하를 즉각 중단한 데 이어 국내 생산 중단도 검토해왔다.  

도요타 부품사 세계 2위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
도요타 부품사 세계 2위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

또 도요타자동차의 부품 계열사 덴소가 연료펌프 결함으로 리콜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리콜 건수가 1500만 건을 넘었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이자 ‘품질 경영’으로 손꼽히는 도요타에서 연달아 결함, 부정 문제가 터지면서 브랜드 영향력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4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덴소에서는 연료펌프 내부 부품이 잘못 만들어져 시간이 지나면 연료펌프 작동을 방해하고 운전 중 차가 멈출 수 있는 위험이 발견됐다. 일본에서는 올 7월 이 문제로 혼다 경차 엔진이 주행 중 갑자기 정지돼 뒤차가 추돌해 남성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4년 연속 세계 신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도요타.
올해 4년 연속 세계 신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도요타.

최근 품질 문제는 도요타 내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도요타가 수년간 공들여 개발해 출시한 첫 전기차 bz4x는 바퀴가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출시 두 달 만에 리콜 조치됐다. 지난 21일엔 전 세계에 판매된 아발론, 캠리, 라브4, 렉서스 ES 등 주요 차량 112만대 리콜 소식이 전해졌다. 조수석에 어린이나 체구가 작은 이가 탈 경우 이들을 인식하지 못해 에어백이 펼쳐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지난 4월 사토 고지를 CEO로 선임하며 새출발을 알렸지만, 여전히 미래 먹거리 중추인 전기차 전환을 두고 갈팡질팡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최고 하이브리드 회사인 것은 맞지만,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 등과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테슬라보다 7배 많은 차량을 팔지만, 시가총액은 테슬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차량 1대당 마진도 테슬라가 도요타보다 4배 높다. 블룸버그는 “전기차에 소극적인 도요타가 전기차를 연구하고 소비자에게 소개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했다. 판매를 지속해야 오류를 고치며 더 나은 차를 만들 수 있는데 지금 구조로는 지는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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