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 단기납 종신보험 10년 환급률 경쟁적으로 올려

(왼쪽부터)교보생명 신창재 회장과 윤열현 사장, 편정범 사장. [사진=교보생명]
(왼쪽부터)교보생명 신창재 회장과 윤열현 사장, 편정범 사장. [사진=교보생명]

[컨슈머포스트=조창용 기자] 금감원은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가능성 등 판매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 17)가 도입되자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미리 보험료를 넣고 환급 시점에 보험료를 되돌려 주는 일종의 저축보험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환급시점에 보험을 해지하려는 고객이 대규모로 몰릴 경우 보험사의 재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주 교보생명(대표 신창재 회장,윤열현 사장,편정범 사장)과 신한라이프(진옥동 회장, 대표 이영종 사장) 등에 대해 현장 점검을 할 예정이다. 나머지 생보사들에 대해서는 서면 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생보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환급률을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나 보험회사 건전성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지난 7월 신한라이프 본사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신한라이프 창립 2주년을 맞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지난 7월 신한라이프 본사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신한라이프 창립 2주년을 맞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라이프는 지난 15일부터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에 대해 7년 납입, 10년 유지 환급률을 기존 130%에서 135%로 인상했다.

또 농협생명(133%), 푸본현대생명(131.2%), 교보생명(131.1%), 하나생명(130.8%), 한화생명(130.5%) 등 생보사들은 130%를 초과한 환급률을 앞세웠다.

금감원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사실상 저축성 보험처럼 판매돼 소비자들을 오인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성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높은 환급률을 강조하며 저축성 측면만을 내세우면 안 된다"며 "미리 해지했을 때 받는 금액 등에 소비자에게 의미 있게 설명했는지가 문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보험사들에 10년 후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 상한선이나 무해지 보험 해지율 산출 기준 등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감원은 무·저해지보험의 경우 장기 해지율 통계가 없음에도 보험사들이 보험료 산출 시 자의적으로 높은 해지율을 적용하고 있다며 작년 중 해지율 관련 감독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관련 개선안이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생명보험업계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과 더불어 손해보험업계에서도 무해지보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해지율을 높게 가정해 상품의 기대 수익률을 높여 잡고, 기존 상품 대비 가격을 절반까지 낮춰 판매하는 것이다. 향후 실제 해지율이 낮게 나타나면 보험금 지급이 예상보다 증가해 보험사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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