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복 하나교육 회장

▲ 이효복 하나교육 회장

‘인간은 베푸는 가운데 풍요로워지고, 탐욕은 쌓는 가운데 빈곤해진다’는 속담이 있다. 나눔과 봉사의 가치를 일깨우는 말이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이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적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 놓음으로써 나눔의 기쁨으로 살아간다.

 여기에는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재능을 내어 놓아 함께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 나눔의 기쁨이 삶 전부라 이야기하는 하나교육 이효복 회장을 만났다.

 

▲ 이효복 회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사찰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찬불가를 지도하고 있다.

 - 피아노학원 원장에서 학원 컨설팅 전문가로 -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에 남다른 재능과 열정을 지닌 그는 음악이 주는 행복과 치유를 일찍이 깨닫고 피아노를 전공했다. 그러나 당시 음악을 한다는 것은 많은 난관이 있었다. 아버지마저 ‘예술은 밥을 먹을 수 없다’며 음악 활동을 반대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직접 피아노를 가르치겠다는 생각으로 피아노학원을 운영했다. 학원 운영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의 문제들에 부딪히게 됐다. 학원 운영의 재정적인 부문과 함께 갖가지 어려움이 몰려왔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몇몇 군데 피아노 학원을 직접 운영해본 결과 학원 운영의 일반적인 문제점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학원 운영의 첫째 요건은 학원생 모집이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학원 운영방식의 구조적인 문제와 낙후된 교육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틀에 맞춰진 교재와 반복된 고정화된 교육방식은 더는 학부모와 원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 당시 국내에 갓 보급되기 시작한 베스틴 교재 강의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베스틴 강의는 그를 피아노학원 원장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학원컨설팅 전문가로 발돋움하게 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베스틴 교육이란 어린 시절의 음악적 교육으로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자신감을 주는 높은 수준의 피아노 교육으로, 서양음악 이론을 완벽하게 완성하고 싫증 내지 않고 즐겁게 피아노를 배울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원생들의 리듬감과 감각적 음감이 생기도록 해 음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흥미를 유발했다.

 이것은 성공적이였다. 지역 내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학원의 규모 또한 점차 늘어나게 됐다. 다른 지역의 피아노 학원 원장들이 베스틴 교육을 수강하고 싶다는 문의가 몰려들었다.

 그는 매 주 시간을 정해 베스틴 강의를 수강하고자 하는 원장들을 초청해 2, 3회 강의했고, 이 강의를 계기로 타 학원의 운영을 진단, 설계해주는 컨설팅 전문가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컨설팅을 바탕으로 다시금 활기를 되찾은 피아노학원은 서울지역에서만 20 여 곳에 이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던 그는 이제 대한민국 피아노 학원가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 故안명욱 교수

 - 안병욱 교수에 대한 추억 -

 ‘우리는 교향악처럼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나라는 존재의 악기에서 가장 화평한 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그러나 나의 소리, 나의 곡이 남을 부정하지 않아야 합니다. 산다는 것은 합창하는 것입니다.’

 그의 학창시절을 떠올릴 때면 흥사단 아카데미 활동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흥사단 활동을 통해 안병욱 교수를 만나게 되고 이 만남은 그의 삶에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여성학생의 흥사단 활동이 일반적이지 않았기에 그에게 더 많은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건전한 인격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삶의 덕목을 교육했고, 말이 앞서는 선의가 아닌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행을 가르쳤다.

 이 모든 가르침은 그를 한층 더 성숙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여전히 안병욱 교수가 젊은 날 자신에게 해준 말씀을 기억한다고 한다.

 

▲ 故안명욱 교수의 인생시. 그의 글씨체인 이당체는 물이 흐르는 듯한 자유로움이 표현되고 있다.

 “마음은 생각을 담는 그릇입니다. 마음은 곧 그릇입니다. 늙고 젊은 것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주인은 우리의 신체가 아니고 우리의 마음입니다.”

 흥사단은 1913년 창립 이래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해서 민족운동을 전개해왔으며 60년대부터 전개한 학생 아카데미 운동을 통해 건전한 인재양성과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사상을 전하는 데 이바지해 왔다. 시대가 요구하는 정직, 신뢰, 소통, 나눔, 배려, 절제의 6대 가치를 중심으로 ‘정의롭고 행복한 공동체 실현’을 내세우고 있다.

▲ 흥사단아카데미 활동의 일환으로 자카르타에 방문한 젊은 시절의 이효복 회장

 

▲ 흥사단아카데미 활동의 일환으로 자카르타에 방문한 젊은 시절의 이효복 회장

- 불교대학 개설과 피아노 기증 -

 “내가 다시 태어나도 기꺼이 다시 살고 싶은 시간들을 사람들에게도 전달해 주고 싶다”는그는 매주 1, 2회 인근 사찰을 방문해 사찰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찬불가를 가르치고 있다.

 어린 시절 자신 스스로 좋다고 고백했던 음악과 젊은 날 흥사단 아카데미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 어우러진 발로라고 할 수 있다.

 한 곡을 가르치는데 약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악보를 접해보지 못하신 어르신들에게 악보를 짚어가며 한음 한음 알려드리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르신들이 한 소절 한 소절을 익혀가는 모습을 볼 때면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다고 한다.

 그는 독실한 불교 신자로서 사찰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끝에 불교 대학 개설을 건의하게 됐다. 개설에 관련된 비용을 부담은 물론, 어르신들에게 찬불가를 전달해 드리기 위한 피아노 기증도 함께하기 시작했다. 2010년 처음으로 기증하기 시작한 피아노는 현재까지 약 20여 곳으로 늘어났다.

 피아노가 운반될 수 없는 산속의 사찰에는 운반이 용이한 디지털 피아노를 기증하고 있다. 사찰 내에 울려 퍼질 피아노 소리를 생각하면 절로 행복해진다고 한다.

 

▲ 수계증 - 수경문으로 수계를 받다.

 - 배움을 통해 얻은 깨달음 값지게 나눠 가져야 -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나누고, 또 감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나눔을 통해 비로소 보람을 느끼고, 제가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하루의 일정을 꼼꼼히 계획한다. 대부분 나눔과 봉사의 일정들이다.

 나눔에 대한 철학을 묻자 그는 “세상의 이치는 시작하는 자체보다 이어 나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곧 본질이고, 그 본질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면 그다음 외적인 것은 자연스럽게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겉보다는 마음을 다듬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눈다는 것은 그렇습니다. 겉이 아닌 마음으로 행해질 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과 행복감을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젊고 늙음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삶을 살아가는 자세이며, 배움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값지게 나눠 가지는 것이라는 것을 그와의 만남을 통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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