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미국은 일찍이 중국과 베트남 등 공산주의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했음에도,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은지 오래인 쿠바와는 냉전 상태의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다가 1년 정도의 비밀 협상을 마치고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선언. 그러나 미국 내 이견이 존재하고,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여 수개월 내 국교 정상화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언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임

■ 미국과 쿠바 관계 정상화 과정과 배경

□ 금수조치 해제

- 12월 17일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간의 관계가 21세기로 나아갈 수 있는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 외교관계를 복원에 대한 논의를 곧 시작할 예정.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 권한을 통해 쿠바로의 여행 금지를 풀고, 쿠바의 일반인들과 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송금 제한을 분기당 500달러에서 2,000 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건설자재, 농장시설 및 통신장비 등에 대한 수출을 허가. 미국인들은 쿠바에서 신용카드 및 현금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임. 미 행정부는 또 테러 지원국 리스트에서의 쿠바 제외를 준비 중

- 쿠바 측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관심을 가진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음. 지난 12년 동안 쿠바의 어려운 경제는 베네수엘라에서 공급되는 저렴한 원유로 지원되는 보조금이 지원을 받아 왔음.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가 침체 압박을 받고 있음.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율은 25%까지 하락해, 베네수엘라의 쿠바 원조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 되었음

□ 포로 맞교환

- 금수조치에 있어 최대 방해물은 간첩 혐의로 쿠바에 5년 째 구금되어 있던 미 국제개발처(USAID) 직원인 앨런 그로스 문제였는데, 그와 함께 20년간 갇혀 있던 미국 정보요원 1명을 석방하는 한편, 쿠바 측에서는 2001년 플로리다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되어 장기 구금 중인 쿠바인 3명을 석방함

■ 미국 내 이견

-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백악관의 결정에 대해 미국 정계의 입장은 양분됨. 공화당 쪽에서는 미국이 얻은 것 없이 양보를 했고, 이것이 이란 및 북한 등 그동안 적성국으로 간주된 국가들에게 잘못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비판하는데 반해, 민주당 측에서는 그 오랜 시간 동안 봉쇄정책을 했음에도 효과가 없고, 여전히 쿠바에서는 카스트로 형제가 반세기 이상 집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관계 정상화의 장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음

- 백악관 성명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수출금지 명분에 의문을 제기하며, 50년 동안의 봉쇄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했고 이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할 때라면서, 이미 미국은 중국과 베트남 등 공산주의 국가들과는 수 년간 완전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 또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 남미에서의 여론을 고심하면서, 많은 이들이 남미 지역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해 오랫동안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식민지화 및 공산주의 체제의 유산은 이제 잊어야 한다고 강조

- 최근 미국 여론은 수출금지 해제 조치에 대해 찬성하는 편임. 미국에서 태어난 쿠바 청년들과 쿠바에서 최근 미국으로 들어온 이들은 양국 간의 개방을 요청하고 있음. 외교 관계는 통상적으로 행정부의 재량권에 속하는 사안인 만큼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권한 내에서 미국인의 여행제한 완화에서부터 미 상무부로 하여금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속한 쿠바 장소를 검토하도록 지시

-그러나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은 독재자들의 비위를 맞춰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쿠바로 부터 정치적인 양보를 확보하지 못한 순진함을 보여,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로 미국 대통령 중 최악의 협상가라고 비난

■ 향후 전망

-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 선언은 미 의회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남은 임기 기간 동안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으로 남기 보다는 야당과의 극한 대치를 감내하면서 자신만의 방식대로 업적을 쌓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임. 의회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 공화당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쿠바와의 무역과 상업적 교류를 늘리고 싶어 하는 주 의원들이 많아 그 귀추는 확실하지 않음

- 미국과 쿠바의 데탕트가 어떻게 될지는 분명하지 않고,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바와 같이 쿠바가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움.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쿠바를 고립시키려 한 정책이 실패한 만큼, 미국이 관여를 통해 변화를 도모하려는 시도는 타당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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