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색채의 향연, 생황의 동양적 신비감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의 업그레이된 음색 절묘히 어우러져

동양적 신비감이 런던 로열 앨버트홀을 휘감싼 생황협주곡 슈의 전반부와 눈을 감고 듣노라면 구미 일류악단의 연주를 듣고 있는 듯한 차이콥스키의 긴장감을 더한 교향곡 6번 비창, 그리고 어느새 서울시향의 주특기 연주가 된 드뷔시 '바다'가 본토 무대에서 서울시향이 역대 그 어느때 없었던 인상적 연주로 주목을 받은 무대였다.
한국 시간 28일 새벽 3시30분 (런던시간 8월 27일 저녁 7시30분) BBC 라디오3의 놀랍도록 생생한 음향으로 중계된 서울시향의 BBC 프롬스 데뷔연주는 당초에 가졌던 고수들이 듣는 말러나 브루크너, 바그너등의 연주곡목이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상쇄시키는 서울시향 유럽투어의 화룡첨정이라 할 만 했다.
큰 물에서 놀아봐야 사람이나 연주단체가 훌쩍 커진다는 것을 입증시킨 무대로서 무대가 무대이니만큼 바짝 긴장하며 최고의 연주를 해야겠다는 단원들의 무대비중에 대한 남다른 각오가 화면으론 볼 수 없었지만 음향으로 생생히 느껴졌다.

▲ BBC 라디오3의 놀랍도록 생생한 음향으로 중계된 서울시향의 BBC 프롬스 데뷔연주는 당초에 가졌던 고수들이 듣는 말러나 브루크너, 바그너등의 연주곡목이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상쇄시키는 서울시향 유럽투어의 화룡첨정이라 할 만 했다. (사진: 서울시향)
영국 The Guardian지의 음악칼럼니스트 Erica Jeal은 28일자에 실린 '쾌활하고 멋진 Sheng 오디세이' 리뷰를 통해 "진은숙의 생황협주곡이 서구와 중국 악기들을 훌륭하게 블렌딩했다"고 평하면서 서울시향의 BBC 프롬스 데뷔의 하이라이트로 우 웨이가 멋지게 연주한 Dragon Dance 앵콜을 포함한 슈 연주를 꼽고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은 단단했지만 특별히 유행에 맞는 것은 아니었다고 적었다.  The Telegraph의 음악칼럼니스트 Ivan Hewett는 "서울시향의 프롬스는 아름답게 보측돼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었다"고 평하고 "일류의 것(a class act)이라는 리뷰를 게재했다. 서울시향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Adrian Liviu Stanciu라는 관객은 Wonderful Wei! Bravooo!!!라고 감격을 토로했고 Francesca Graneri라는 관객도 Wonderful! Incontournables!라고 흥분을 표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음향으로 들어본 바로는 시향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연주가 서울시향 역대 연주가운데 최고 수준의 월드클래스급 연주로서 차이콥스키 6번 비창의 신선하게 업그레이된 해석을 통해 서울시향이 글로벌 오케스트라로 본격 진입하고 있음을 BBC프롬스 런던무대를 통해 엿보게 했다
서울시향이 국내 무대에서 들려주던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보다 훨씬 수준높은 유니크한 연주 경험을 체험케해 서울시향의 유럽투어가 일회 단발성이 아니라 BBC 프롬스같은 세계무대에 자주 나서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의 세계적 상품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브람스 무곡 No.1을 앵콜로 답해 국내에서 새벽잠까지 설치며 라디오 중계로 듣는 국내 클래식 팬들을 위해서라도 자주 익은 곡보다는 좀더 색다른 앵콜곡을 연구, 연주했더라면 아쉬움이 남았다.
바다 깊은 곳의 울림이 잔잔히 퍼져온 드뷔시의 'La Mer(바다)'의 긴장되는 연주도 바다, 그 거대하고 다채로우며 신비스러운 이미지가 색채의 향연으로 떠올라 유럽으로 출발하기전 서울에서의 프리뷰 콘서트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연주로 인상을 더했다. 세개의 교향적 스케치가 손색없이 펼쳐졌고 특히 "내 생애에 그런 연주를 본적이 없을 정도로 쇼크였다"고 생황을 극찬한 작곡가 진은숙의 인터뷰 코멘트로 시작된 생황의 비르투오소 우 웨이의 생황연주 '슈'는 생황의 신비한 연주및 동양적 신비감이 서구 클래식 음악과는 다른 신비한 체험으로 유럽 관객에게 들려져 드뷔시 '바다'보다 더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 BBC 프롬스 공식홈페이지에 게재된 서울시향의 연주장면
공연에 앞서 정 감독은 동양의 전통악기 생황을 연주하는 협주곡을 고른 것에 대해 "무엇보다 현대음악계가 주목하는 한국인 작곡가를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동양적인 신비함과 화려함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자신을 보인 바 있는데 이런 그의 자신감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향의 유럽 투어 연주는 말러나 브루크너, 바그너등의 고수들이 듣는 연주곡목이 없는 것등에 대한 다소간의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드뷔시 음악연주에 대한 연주의 정교함과 유기적 풍성함및 생황 협주에 의한 신비한 동양적 리듬, 전례없는 신선한 해석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으로 향후 유럽의 유수음악제들로부터 서울시향의 해외투어 초청을 더 많이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향의 핀랜드 투르쿠페스티벌, 오스트리아 그라페네 페스티벌, 이탈리아 메라노 페스티벌에 이어 런던 BBC 프롬스에 이르기까지 그 동선을 따라 국내 클래식팬들의 지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이제는 그 결실을 바탕으로 더욱 승화시킬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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