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필은 아시아 투어 기간중 도쿄에서 구스타보 두다멜의 음악감독으로서의 계약이 2021-22 시즌까지 연장됐다는 뉴스를 공표했다.

당초 LA필 100주년 기념시즌인 2018-19시즌 까지였던 계약의 연장 발표에 대해 LA필측은 "구스타보 두다멜은 LA필로선 큰 자산이 아닐 수 없고 다음 7년간 이 자산을 함께 하는 것은 엄청난 기쁨"이라며 "두다멜과 연주자들 사이의 존경이 엄청난 음악을 만드는 결과가 되었으며 두다멜의 계약연장은 우리 모두에게 멋진 뉴스"라고 흥분된 쓰릴을 표현했다. 사이먼 래틀에게 경이적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받을 만큼 젊은 나이에도 불구, 카리스마적 마에스트로로 전세계 관객에게 영감을 주어온 두다멜이라면 이런 계약연장이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겠다.

▲ 구조의 명확성과 인상적 디테일, 그리고 변화하는 템포와 갑작스런 다이내믹의 변화등이 두다멜의 상상력에서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친화력이 최대 강점이라는 적응도 높은 두다멜의 변신이 유감없이 표출된 LA필하모닉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모습.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지난주 3월 25일 저녁 8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구스타보 두다멜과 LA필의 말러교향곡 제6번 '비극적'을 들으며 7년전 들었던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의 LA필이 들려주던 스트라빈스키의 불꽃놀이나 불새,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서울과 성남아트센터에서 악기를 흔들어대고 어깨춤을 들썩이며 객석을 향해 점퍼를 던지는등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신선한 풋풋함과 정열을 뿜어대던 것과는 악단이나 지휘 두다멜 모두 더 강해져 돌아와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LA필의 아시아 투어 공연의 홍콩문화센터(HongKong Cultural Center Concert Hall)등에서의 레퍼토리가 서울에서와 같았던 바, 홍콩 South China Morning Post지에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홍콩으로 이주한 Vocal, Chamber, Orchestral Music의 여류 작곡가 Alexis Alrich가 적은 바 그대로 서울에서의 두다멜 지휘 LA필 말러6번 공연도 세계를 날카로운 새 안경 세트로 보는 것 같이 미국 사운드가 빚어내는 말러는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제시하듯, 미국 서부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말러에 빨려들도록 했다.

구조의 명확성과 인상적인 디테일, 그리고 변화하는 템포와 갑작스런 다이내믹의 변화등이 두다멜의 상상력에서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친화력이 최대 강점이라는 적응도 높은 두다멜의 변신이 유감없이 표출되지 않았나 싶다. 악보 벌레라는 별명이 무색치 않게 암보로 연주한 두다멜은 21세기형 클래식 음악스타로 부르기에 결코 모자람이 없어 보였으며 드보르작 교향곡 제9번 신세계에서 두다멜의 해석이 신선했고 생생한 리듬과 컬러풀한 오케스트레이션등이 돋보였다는 평가에도,  말러 최고 걸작의 하나로 꼽히며 말러 작품중 가장 자전적이고 예언적인 곡으로 꼽히는 교향곡 6번을 통해 두다멜 자신이 자신의 장기라 할 말러 지휘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준 첫날의 연주였다.

가장 전투적 교향곡중의 하나인 말러교향곡 제6번에서 두다멜과 LA필은 어둡고 비극적이지만, 음악에 압도된 청중들이 행복해한 에너지를 발산, 꽉 무대를 채운 열기가 뿜어져나온 콘서트 시작처럼 열띤 잇따른 커튼콜을 이끌어냈고 곡이 끝난뒤 말러교향곡 9번에서의 말미처럼 오랫동안 침묵으로 청중과 교감한 두다멜의 지휘 포즈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LA필 서울공연과 함께 2015년 상반기 서울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가운데 가장 주목받을 공연으로 꼽히는 암스테르담 콘서트 헤보우의 4월 하순 베토벤 전곡 사이클 연주는 LA필 연주와는 어떻게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오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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