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량은 훗날 한(漢)나라를 세운 유방의 군사(軍師)가 되어 유방을 성공시킨 저명한 인물이다. 그는 춘추전국시대 말기에 한(漢)나라의 재상집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전국으로 방랑여행을 떠나 선현의 문을 두드려 군사학과 병법, 정치학 등을 배웠다.

그 무렵의 어느 날, 장량이 다리 가장자리를 산책하고 있는데 누더기를 걸친 노인이 옆으로 다가와 일부러 자기 신발을 다리 아래로 떨어뜨리며 말했다.
“이보게, 내려가 신발 좀 주워 오게.”
장량은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상대방이 노인이었기 때문에 지그시 참고 신발을 주워왔다. 그러자 노인은 그 신발을 신겨 달라고 했다. 이왕 내친걸음이라고 생각한 장량은 아무 말 없이 허리를 굽혀 신발을 신겨 주었다.
“자네는 꽤 쓸만하군. 닷새 뒤 날이 밝을 무렵에 이곳으로 오게.”
노인은 이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

닷새 뒤 새벽에 장량이 다리로 나가 보니 노인은 이미 와 있었다.
“늙은이와 약속한 녀석이 왜 이리 늦느냐? 닷새 뒤에 다시한번 오너라.”
노인은 이렇게 호통을 치고 가버렸다.

닷새 뒤, 이번에는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바로 나갔으나 노인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또 늦었군. 닷새 뒤에 다시 오너라.”

다시 닷새 뒤, 장량은 아직 날이 새기도 전에 어둠을 더듬 더듬으며 다리로 나갔다. 그러자 잠시 뒤 노인이 나타나 책 한권을 건네주었다.
“이것을 읽어라. 이 책을 숙독하면 너는 왕의 군사(軍師)가 될 수 있느니라. 10년 뒤에는 훌륭한 군사가 되고, 13년째에 제북(濟北)에서 나와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곡성산에 사는 황석이니라.”

노인은 이렇게 말하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장량이 그 책을 보니 태공망(姜太公)이 쓴 육도삼략(六韜三略)이라는 병서였다. 장량은 그 책을 완전히 외울 때까지 되풀이해 읽어 훗날 유방의 최고 책사가 되었다.

책 가운데는 이처럼 단 한권으로 사람의 일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책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 한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