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병무지청 사회복무요원 최원빈

사회복무요원 최원빈

【기동취재본부=ndnnews】안홍필 기자 = 2014년 4월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인천병무청 징병검사장에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첫 출근을 했다. 그 당시에 멈춘 것 같았던 국방부의 시계는 일 년에 약 4만명의 수검자를 검사하는 동안 돌고 돌아 이제 소집해제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한 2년의 시간은 인생의 큰 전환점 되었고, 첫 출근 때 느꼈던 위축감은 어느덧 병역의무 이행자로서의 자긍심으로 바뀌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것은 현역으로 복무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한 두 번의 일일 알바 이외엔 일을 해본 적이 없던 나에게 사회생활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만 19세가 되는 병역의무자에게 징병검사를 실시하는 인천병무청 징병검사장에는 10명의 사회복무요원들이 각각 다른 징병검사 파트에 배치되어 직원들의 업무를 보조하거나 질서계도, 안내 등 업무를 한다.

징병검사는 각 단계의 검사를 종합해 병역의무자의 정확한 신체 등급 판정을 결정하기 때문에 직원들과 사회복무요원, 수검자와의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며,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징병검사 업무에 임해야 한다. 또한 10명의 사회복무요원들 속에서 막내는 성실함을, 선임자는 리더쉽을 갖추는 등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 협동심, 책임감, 리더쉽 등 사회생활에 중요한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친절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처음 검사장으로 배정을 받고 교육을 받을 때 선임 사회복무요원과 직원 분들은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 항상 친절하라고 강조하셨다. 그러나 하루에 200여명의 수검자 중에는 안내를 해도 이해를 못하는 수검자, 징병검사 자체가 불만인 수검자 등 다양한 유형의 수검자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친절을 유지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웃는 얼굴로 더욱 많이 친절하게 응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내 안내를 받은 이후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해주는 수검자들이 한두 명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소집해제를 앞둔 지금은 친절이 습관화 되어, 친구를 만나거나 사람들을 만날 때도 친절한 언행을 하여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를 돌아보고 도전하는 정신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나의 선임들이였다. 내 선임 사회복무요원들은 공무원만큼 전산에 능통한 선임, 라이프 가드 자격증을 가진 선임, 광고와 디자인을 공부하는 선임까지 자신의 특기를 가지고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었다. 반면 나는 대학교 1학년만을 마쳤을 뿐 내 꿈을 향한 노력도 아무런 자격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다. 그리고 고민에서 멈추지 않고 직접 실천했다. 퇴근 후에 공부를 해서 경영학과로 전과를 했고 크진 않지만 전산회계 1급, 컴퓨터 관련 자격증 등 내 꿈을 향해 노력했다. 주어진 일만 하던 수동적인 내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능동적인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최근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해제를 앞두고 병역의무 이행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남자는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며, 그 형태는 총을 들고 전방을 지키는 현역, 행정보조, 지하철 안전지킴이, 복지시설 도우미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회복무요원, 산업 현장에서 기술로 국가발전에 이바지 하는 산업기능요원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들을 현역을 마친 사람들보다 편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여건과 형편에 따라 병역처분을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한 것이며 이에 따른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역의무 형태에 상관없이 병역의무를 이행한 모든 사람이 대우받고 존경받는 사회가 모든 국민이 바라는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사회 안정망 구축과 복지 확대를 위해 사회 각 분야에서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동료, 후배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응원과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저작권자 © 컨슈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